역시 앤서니 브라운(59)이다. 유머가 넘치면서도 애틋한 데가 있는 그림. ‘킹콩’이라는 캐릭터는 너무나 잘 알려졌지만 이 그림책은 제목대로 브라운 그만의 킹콩으로 불릴 만하다.
이 이야기는 섬에 살던 킹콩이 영화 촬영차 온 금발머리 여인 앤에게 반하고, 영화 제작진에게 붙잡혀 뉴욕에 끌려갔다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는 많이 알려진 내용.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을 보는 즐거움이 여간 아니다. 브라운이 ‘킹콩’에 들인 작업 기간은 꼬박 2년. 털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묘사한 작가의 노력도 돋보이거니와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고자 사력을 다하는 킹콩의 표정, 여인을 빼앗겨 분노하는 표정, 그리고 죽음을 눈앞에 둔 쓸쓸한 표정 등에서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진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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