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세상은 움직이는 거야!”…인터넷 이젠 동영상이 점령

  • 입력 2005년 11월 9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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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 중인 정일창 씨가 자신의 장점을 영상으로 표현한 ‘자기소개서 동영상’을 인터넷 개인 방송 채널을 통해 방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 야후코리아
취업 준비 중인 정일창 씨가 자신의 장점을 영상으로 표현한 ‘자기소개서 동영상’을 인터넷 개인 방송 채널을 통해 방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 야후코리아
홍성소방서의 소방관 조돈건(38·충남 홍성군 홍성읍) 씨는 최근 심폐소생술 시행 장면을 동영상 파일로 만들어 자신의 인터넷 개인 방송(판도라TV)을 통해 방영했다. 조 씨는 “응급구조사 시험 준비 중 심폐소생술을 설명하는 자료 대부분이 사진과 글뿐이라 이해하기 힘들었다”며 “많은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동료 소방관과 동영상으로 제작했다”고 말했다.

동영상 검색을 제공하는 엠파스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심폐소생술’을 입력하면 조 씨의 동영상 파일을 볼 수 있다.

○ 움직이지 않는 것은 싫다

최근 인터넷의 화두는 ‘동영상 정보’다. 누리꾼들은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PC용 캠코더를 이용해 동영상을 제작한 후 야후코리아, 판도라TV, 다모임 등 아마추어가 제작한 동영상을 방영해 주는 인터넷 사이트에 업로드해 개인 방송을 한다.

소방관 조돈건 씨가 제작한 심폐소생술 방송. 조 씨는 “사진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심폐소생술 전 과정을 생생한 동영상으로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판도라TV

‘8주차에 접어든 우리 조카랍니다’라는 제목으로 초음파 촬영한 태아 영상을 올린 사적인 내용부터 간장 스파게티 만들기, 헤어스타일링 같은 생활 정보까지 동영상의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자기소개서를 개인 동영상으로 방송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

취업을 준비 중인 정일창(26·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씨는 “여기저기 취업시험에 떨어진 후 동영상 이력서를 만들어 개인 방송에 올렸다”며 “조그만 이력서 사진과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나를 보여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보고 두 기업에서 정 씨에게 취업 제의를 해 왔다.

○ 멀티미디어 콘텐츠 중심 전환?

개인적 재미로 일부 사이트에 올린 개인 동영상 콘텐츠가 인터넷 전반으로 확산되는 이유는 포털 사이트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동영상 검색 서비스 때문. 포털 사이트들은 동영상 정보가 차기 인터넷 킬러 콘텐츠라고 보고 그간 문자나 사진에 한정됐던 검색 서비스를 멀티미디어 정보로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 검색팀 이재광 팀장은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지식 검색처럼 누리꾼 스스로 요구하고 제작하는 동영상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야후코리아 엠파스 드림위즈 하나포스 등은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는 12월 중으로 원하는 장면까지 찾아주는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누가 경쟁의 우위에 서느냐는 누리꾼이 만족할 만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이에 따라 엠파스는 판도라TV를 통해 네티즌이 만든 7만 건 이상의 개인 방송, 동영상 자료를 확보했으며 야후코리아는 다모임이 보유한 16만 건의 멀티미디어 자료를 공급받고 있다. 다음 역시 지상파, 케이블TV 등과 콘텐츠 제휴 협상을 진행 중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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