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채 몬시뇰 “공무원 늘리고 세금 쥐어짜고 무지 무능”

  • 입력 2005년 10월 3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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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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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의 원로인 정의채(鄭義采·80) 몬시뇰은 2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잘못하는 것이 최근 재선거 결과에 그대로 드러났다”며 “노 대통령은 이제 386세대의 그물에서 벗어나 경제 회생에 매진하라”고 촉구했다.

정 몬시뇰은 이날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새천년복음화사도회 제2회 심포지엄의 기조 강연에서 “그동안 대통령이 국민 대다수의 뜻을 따르기보다 국민 대다수가 대통령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식이었기에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20%대로 주저앉았고 국회의원 재선거 결과도 그렇게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결과는 무지 무능 무모, 즉 3무(無)의 정부 핵심 386세대의 정책 입안과 실천에 기인한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에 지배적”이라고 주장했다.

몬시뇰은 주교품을 받지 않은 원로 신부에게 교황청이 공로를 인정해 내리는 명예 호칭이다. 정 몬시뇰은 평북 정주 출생으로 서울 명동성당 주임신부와 가톨릭대 총장을 지냈으며 현재 서강대 석좌교수로 있다.

정 몬시뇰은 “이 정부의 간판 구호가 개혁인데 그 실천은 정반대로 보인다”며 “어느 나라든 개혁의 첫 신호는 정부기구의 축소이며 인건비의 절약인데 정부는 그동안 2만3000여 명의 공무원을 증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막대한 인건비 지출로 이어지고 그 무거운 짐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세금으로 돌아온다”며 “국정은 세금 쥐어짜는 것밖에 없고 국고는 밑 빠진 독처럼 사방으로 새니 이런 개혁도 있나 싶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정 몬시뇰은 또 강정구(姜禎求) 동국대 교수 사건과 관련해 “하필이면 다른 범죄자도 아닌 적화통일론자의 거듭되는 국기 문란 발언에 청와대와 여당 대표 등이 사상의 자유니 인권이니 하다가, 급기야 법무부 장관이 헌정 사상 초유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옹호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서 이는 국민적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몬시뇰은 과거사 청산과 관련해 “친일 인사 판정의 가장 중요한 근거는 그때를 같이 산 사람들의 증언인데 이를 무시하고 일제강점기에 겉으로 드러난 몇 가지 말이나 행동으로 판단한다면 그 시대를 산 사람치고 친일파 아닌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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