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슬픔이여…’인기몰이 김동완이 말하는 드라마와 나

  • 입력 2005년 9월 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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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구 기자
이훈구 기자
“어머, 정우다 정우!”

“저, 정우 맞죠? 한정우. 사인 좀 해줘요.”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KBS 2TV 주말연속극 ‘슬픔이여 안녕’의 주연 한정우 역을 맡고 있는 김동완(26)이 나타나자 파마머리 아줌마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좀 더 적극적인 ‘누님’들은 펜과 종이를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

한정우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슬픔이여 안녕’의 시청률은 지난주 28.2%(TNS미디어코리아)까지 올랐다. “시청률 정말 신경 쓰여요. 더 잘해야 되는데…”라며 걱정하는 ‘탤런트 김동완’을 만나 그가 연기하는 한정우와 실제 김동완은 얼마나 같고 다른지를 물었다.

○ “기른 정을 택하겠어요”

최근 ‘슬픔이여 안녕’의 시청자들을 가장 흥미롭게 하는 것은 바로 정우가 한성재(강남길)와 김선옥(최란)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 정우는 성재의 부친과 강혜선(이혜숙)이 결혼해서 낳은 아들이다. 그러나 부친이 세상을 떠나고 혜선이 가출하자 성재는 이복동생인 정우를 자신의 아들로 키웠다.

지난주에는 선옥이 혜선을 만난 후 정우에 대한 죄책감으로 갈등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김동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일단은 저를 길러준 엄마(김선옥)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커서 친엄마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기도 하고…. 현재 부모님하고 살 것 같아요. 친엄마한테 가끔 인사드리러 가는 것도 못 할 것 같네요. 알면 알수록 힘들고 어색하지 않나요?”

○ “두번 딱지면 포기할래요”

정우와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나가는 장서영(박선영)이 정우에게 말했다. “우리 사귈래요?” 그러자 정우가 웃으며 말했다. “전 그런 마음 없어요. 돈도, 시간도 없어요. 그 시간에 차라리 돈을 벌면 일석이조잖아요….”

“저도 사실 한정우가 답답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정우가 매력적인 것은 묵묵히 참고 기다릴 줄 아는 녀석이란 거죠.”

신분의 차이는 있지만 매사에 긍정적인 정우는 서영과의 사랑을 서두르지 않는다. 그러나 김동완은 “현실은 다르다”고 말한다.

“제가 서영이의 부모였어도 출생의 비밀이 있고 청년 백수인 정우에게 호감이 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해 확신이 있다면 전 늘 주저하지 않아요. 만약 서영이에게 확신이 있다면 서영의 부모님에게 당당히 ‘사랑한다’고 말씀드릴 겁니다. 단 두 번을 말씀드려도 반대하시면 그냥 관둘래요. 세상에 여자가 서영이뿐이겠어요.”

○ “백수라도 기죽지 않아요”

“한정우 같은 사람들만 있으면 세상이 정말 건전할 것 같아요. 지방대 출신, 청년 백수, 소위 말하는 3D 업종 아르바이트…. 뭐 하나 내세울 것 없지만 늘 긍정적이잖아요.”

시청자들은 한정우를 두고 ‘남자 캔디’라고 말한다. 힘들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이 만화 여주인공 ‘캔디’와 같다는 얘기다.

“제가 ‘신화’의 김동완이 아니라 ‘백수’ 김동완이었다면 저도 과일 팔고 건물 유리창 닦고 그랬을 겁니다. 지금도 동전지갑은 늘 갖고 다니고 식당 차림표에 적힌 음식값 걱정해요. 근검절약 정신만큼은 정우랑 차이가 없을 걸요.”

인터뷰 말미에 그는 “이제 좀 게을러져야겠다”고 했다. 아직 절반이나 남은 드라마를 위해 몸을 추스르겠다는 말이다. 그간 불면증에 걸릴 정도로 연기에 신경을 썼고 동료 연기자들로부터 ‘열심 중독자’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열심히 연기해 왔다고 한다.

“‘신화’ 멤버들끼리도 라이벌 의식이 왜 없겠어요. 에릭이나 전진처럼 제가 스타성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하지만 한 단계씩 뭔가를 이뤄나갈 때 그 기분이 절 ‘열심 중독자’로 만든답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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