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234>舛(어그러질 천)

  • 입력 2005년 8월 3일 0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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舛은 반대 방향으로 놓인 두 발을 그렸는데, ‘설문해자’에 이르러서야 부수로 독립되었고, 그전에는 다른 형상과 결합된 모습으로 등장한다.

두 발은 동작성을, 반대 방향은 배치되어 ‘어그러짐’을 뜻한다.

桀(뛰어날 걸)은 두 발(舛)이 나무(木·목) 위에 올려진 모습으로부터 ‘높다’의 뜻이, 다시 ‘뛰어나다’의 뜻이 나왔다. 이후 닭이 올라서도록 만들어진 ‘홰’까지 뜻하게 되었다. 그러자 뛰어난(桀) 사람(人·인)을 전문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傑(뛰어날 걸)이, ‘홰’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걸(홰 걸)이 만들어졌다.

舞(춤출 무)도 두 발(舛)과 장식물을 들고 춤추는 모습(無·무)이 합쳐진 모습이다. 無가 원래 ‘춤추는 모습’을 그렸으나, 부정사로 사용되자 동작성을 강조한 舛을 더해 舞로 분화했다.

舜(순임금 순)을 ‘설문해자’에서는 메꽃(복·복, 경·경)이라 했지만 자형과 어울려 보이지는 않는다. 소전체에서 아랫부분은 두 발(舛)을, 윗부분은 방(상자 방) 속에 사람의 정면 모습(大·대) 사이로 여러 점이 그려졌다. 여기서 방만 없다면 몸에 번쩍이는 발광체를 바르고 춤추는 모습을 그린 인(도깨비불 인)과 같은 꼴이며, 방은 가면의 상징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舜은 몸에 발광체를 칠한 채 춤을 추는 제사장을 그린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부터 고대 중국의 전설상의 ‘舜임금’을 지칭하게 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시대는 제사장이 부족장이거나 지도자였던 제정일치 사회였기 때문이다.

참고로, 린은 원시축제 때 자신을 드러내고자 발광물질을 발라 번쩍거리게 한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발광체로 ‘인’이 주로 쓰였다. 이후 의미를 구체화하고자 火(불 화)를 더한 燐이, 石(돌 석)을 더한 린(인 린)이 만들어졌다. 또 麟(기린 린)은 ‘번쩍거리듯(인) 화려한 모습을 한 사슴(鹿·록)’처럼 생긴 상상의 동물인 ‘기린’을, 鱗(비늘 린)은 ‘물고기(魚)의 번쩍거리는(인)’ ‘비늘’을, 린(짓밟을 린)은 춤을 추며 쿵쿵 발(足·족)로 밟는 행위를 지칭한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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