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엄마들 모여 만든 ‘쑥쑥닷컴’… 회원 30만명 정보 나눠

  • 입력 2005년 7월 15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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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영어 경험담을 나누는 쑥쑥닷컴 회원들. 이들은 5년간 쌓아 놓은 경험담을 최근 ‘영어야,놀자’(한울림)라는 책으로 펴냈다. 왼쪽부터 김소영 백미진 박진희 서현주 황명진 씨. 박영대 기자
유아영어 경험담을 나누는 쑥쑥닷컴 회원들. 이들은 5년간 쌓아 놓은 경험담을 최근 ‘영어야,놀자’(한울림)라는 책으로 펴냈다. 왼쪽부터 김소영 백미진 박진희 서현주 황명진 씨. 박영대 기자
요즘 젊은 엄마들은 아이들 영어교육에 목을 맨다. 영어의 필요성은 말할 것도 없고 영어에 대해 자신이 받았던 스트레스에 대한 기억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종일제’ 엄마의 경쟁력이 돋보이는 분야가 바로 영어교육. 그러나 경험이 없는 엄마들로서는 언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무료 유아영어 교육정보사이트 ‘쑥쑥닷컴’(www.suksuk.com)은 2000년 6월 이러한 엄마들이 모여 만들었다. 지난 5년간 경험에서 우러나온 교육 노하우가 차곡차곡 쌓였고 엄마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회원은 30만 명을 헤아린다.

엄마들 사이에 유아영어 ‘지존’으로 통하는 설립자 서현주 씨는 “영어육아 경험담을 다른 엄마들과 나누고 싶어 개인 홈페이지에 올렸고 엄마들의 호응 속에 주부동호회로, 다시 포털 사이트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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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황명진 씨는 당시에는 서버용량이 작아 다운되기 일쑤였고 그만큼 힘들게 얻은 정보라 소중했다고 회상했다.

“영어를 학습지 선생님에게 맡기기는 싫었습니다. 아이가 평생 쓸 영어인데 재미있게 배워야 오래 공부하죠.”

유아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습득’이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 유아에게 교사는 공부를 시키지만 엄마와는 생활을 하기 때문에 조기학습에 대한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도 컸다.

엄마들이 개별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유아영어 교육법이 인터넷이라는 고리를 만나 체계를 만들어갔다는 것이 서 씨의 분석이다.

백미진 씨는 중학교 수준의 영어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유아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사이트에 ‘피기맘의 육아일기’를 올려 놓는 백 씨는 선배 엄마들의 경험담이 가장 좋은 교과서라고 덧붙였다.

김소영 씨는 “연년생 아이 둘을 보며 하루 종일 집에 있는데 큰애가 두 돌 무렵 ‘옷 입자’ ‘신발 신자’ 정도의 영어를 2주간 매일 반복했다”며 “2주 후 아이가 알아듣기에 신기해 경험담을 올려 놓았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엄마들의 질문에 답변을 올리다 아예 ‘다이어리’ 메뉴를 맡게 된 김 씨는 “유아 수준의 생활영어는 책 한 권 외우면 엄마가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고 전하면서 “나는 세 발짝 더 간 사람”이라고 말한다. 김 씨는 아예 아이 수준에 맞추기 위해 방송통신대 영문과에 등록했다.

박진희 씨는 잘 따라하던 아이들도 유치원에 들어가서 고비를 맞는다고 전했다.

“큰애가 왜 우리집에는 영어책만 있느냐고 투정을 부리더니 우리말 책 읽은 데 빠졌어요. 그 뒤 영어책을 더 재미있게 읽어줬더니 다시 관심을 보였고요. 뭐니뭐니 해도 칭찬이 가장 좋은 교수법이죠.”

‘엄마’표 영어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얼마만큼 영어를 할 수 있을까. 서 씨의 초등 4학년생 아들은 고학년용 영어책을 재미있게 읽고 초등 2학년생 딸은 미국인 친구와 대화할 수 있을 정도.

박 씨의 경험담. “영어동화 오디오북을 듣고 있는데 아이 아빠가 초등 1학년 아들한테 ‘뭐라는 거야’라고 물어요. 정확한 아들의 대답에 남편으로부터 ‘이렇게 키워줘 고맙다’는 칭찬까지 받았어요.”

박 씨는 “그 후 아이교육에 대한 결정권을 갖게 됐다”고 귀띔했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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