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미스터 에버릿의 비밀’

  • 입력 2005년 7월 9일 0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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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에버릿의 비밀/앨런 코헨 지음·정영문 옮김/240쪽·9500원·세종서적

한 어부가 힘차게 물고기를 낚아 올렸다. 18cm쯤 되는 송어였다. 그는 물고기를 플라스틱 양동이에 담은 후 다시 낚싯줄을 던졌다.

5분 뒤 그가 잡아 올린 고기는 아까 것보다 훨씬 컸다. 보기에도 묵직했다. 어부는 그 물고기를 그냥 물속에 던져버린다. 그는 계속해서 작은 송어는 양동이에 담고 큰 송어는 강에 놓아주었다.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묻자 어부는 싱겁게 웃었다. “내가 가진 프라이팬이 23cm밖에 안되잖소. 작은 물고기만 이 프라이팬에 들어가니 어쩌겠나….”

프라이팬에 눈이 멀어 손안에 든 더 큰 것을 놓치고 있는 ‘배고픈 어부’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저자는 말한다.

“생각을 더 크게 해봐. 더 큰 꿈을 꾸라고. 자넨 지금 수레를 끌고 가면 무조건 한가득 금을 싣고 나올 수 있는 그런 금광에 들어가고 있어. 그런데 왜 굳이 작은 수레지?”

작은 수레에 많은 금을 담을 수 없듯, 가난한 마음에는 부(富)가 깃들지 않는 것이다. 더 큰 프라이팬을 구하라!

사람들은 자신들의 말과 생각이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앞이 빤히 보이는 작은 삶에 매달려 변화를 마치 전염병이라도 되는 듯 마다한다. 자신의 마음이야말로 스스로 처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통화인데도.

잭 캔필드와 함께 세계적 베스트셀러 시리즈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를 펴냈던 저자. 그가 이번엔 지구라는 별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모두 알고는 있지만 까맣게 잊고 지내는’ 인생의 지혜를 되새김질한다.

카드 빚에 찌든 한 젊은이와, 그에게 인생의 진정한 부자가 되는 비밀을 깨우쳐 주는 괴짜 사장님 미스터 에버릿의 얘기를 우화 형식으로 유머러스하게 엮었다.

삶은 본래 크고 넘치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풍요로운 세상을 너무 좀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미스터 에버릿은 따스하게 다독인다. “당신은 불쌍한 걸인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파티에 초대된 고귀한 손님이야….”

그리고는 아프게 덧붙인다. “당신이 일을 해서 받는 것이 돈밖에 없다면 당신은 아주 형편없는 보수를 받고 있는 거지!” 원제 ‘Mr. Averit's Secret’(2005년).

이기우 문화전문기자 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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