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성혈과 성배’ ‘다빈치 코드의 비밀’

  • 입력 2005년 3월 11일 16시 51분


◇성혈과 성배/헨리 링컨 등 지음·이정임 정미나 옮김/648쪽·2만7500원·자음과모음

◇다빈치 코드의 비밀/댄 버스틴 엮음·곽재은 권영주 옮김/612쪽·2만1800원·루비박스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가 최근 한국에서도 200만 부가 소화됐다. ‘성혈과 성배’ ‘다빈치 코드의 비밀’은 이 같은 인기의 후광 속에 나온 논픽션이다.

‘성혈과 성배’의 글쓴이 세 사람은 모두 비교(秘敎)와 역사에 몰두한 작가이거나 저널리스트다. 이들은 1970년대에 영국 BBC방송 PD로 일하던 헨리 링컨을 중심으로 만나기 시작했으며 ‘연대기’라는 BBC 프로그램에 성당기사단과 기독교의 비밀과 관련한 탐사물을 만들어 방송했다. 이들은 작업 결과물인 ‘성혈과 성배’를 1982년 펴냈으며 지난해 10월에 ‘다빈치 코드’가 이 책의 틀을 그대로 표절했다며 고소했다. 법적인 표절 여부와는 별개로, 이 책 내용들 가운데는 ‘다빈치 코드’에서 그럴듯하게 제시된 것들과 닮은 게 있다.

“예수는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아이를 낳았고 후손들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 사실을 아는 비밀결사에 속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림 ‘최후의 만찬’에 이 같은 사실을 암시했다.”

글쓴이들은 이 같은 이야기의 방증들이 나오는 곳으로 프랑스의 렌느샤토 마을을 지목한다.

‘다빈치 코드의 비밀’은 미국의 프리랜스 저널리스트인 댄 버스틴이 ‘다빈치 코드’가 그럴 듯하게 제기한 비(非)성서적 내용들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점검한 글들을 모은 책이다. 저널리스트를 비롯해 종교학자 역사학자 컴퓨터공학자 의학자 등 46명의 전문가가 쓴 글들이다.

“막달라 마리아는 정말 신(神)의 신부(新婦)였나?” “예수의 비밀을 보호하는 결사는 정말 이어져 내려오고 있나?” “다빈치 코드가 제시한 암호들이나, 정황들은 개연성이 있나?” 등을 다루고 있다.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는 ‘다빈치 코드’가 보여준 세계에 대해 “틀린 가설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빈치 코드’처럼 예수의 신성(神性)에 의문을 제기하는 책들은 오래전부터 계속 출간되어 왔다. 은근히 베스트셀러가 된 책도 많다.

‘다빈치 코드’가 2003년 미국에서 나온 뒤 이와 관련된 책만 100종이 새로 나왔다. ‘성혈과 성배’ ‘다빈치 코드의 비밀’은 이 같은 책들 가운데 하나지만 사실관계들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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