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유관순賞에 이효재씨…횃불상엔 정소희양등 5명

  • 입력 2005년 2월 28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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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제4회 유관순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효재 경신사회복지연구소장. 평생을 여성운동에 헌신해 온 이 소장은 “여성이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이룩하는 데 주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8일 제4회 유관순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효재 경신사회복지연구소장. 평생을 여성운동에 헌신해 온 이 소장은 “여성이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이룩하는 데 주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유관순상위원회(위원장 심대평·沈大平 충남도지사)는 제4회 유관순상 수상자로 평생을 여성운동에 바친 이효재(李效再·81) 경신사회복지연구소장을 28일 선정해 발표했다.

또 학교생활과 사회봉사 모범 고교생에게 주는 유관순 횃불상 수상자로 예일여고 정소희(17), 청담고 홍미숙(17), 이화여고 김수현(17), 민족사관고 신희연(17), 천안북일여고 황수지(17) 양 등 5명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31일 오후 2시 이화여고 류관순기념관에서 열리며 유관순상의 경우 1000만 원, 횃불상은 각각 100만 원의 부상이 지급된다.

유관순상은 유 열사의 애국애족정신을 기리기 위해 충남도와 이화여고, 동아일보가 1991년 공동 제정했다. 그동안 조수옥(趙壽玉) 인애원장, 윤정옥(尹貞玉)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지도위원, 전숙희(田淑禧) 한국현대문학관 이사장이 수상했다.

▼“평화의 공동체 함께 만들어야죠”▼

■ 여성운동 외길 이효재씨

“영광이지만 과분하네요. 어린 나이에 혹독한 고문을 견디며 일제에 항거한 유관순 열사의 혼이 깃든 상인데….”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동생 집에 머물고 있는 이 소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수상의 기쁨을 애국애족의 길을 걸어온 다른 많은 여성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한국 여성운동의 대모(代母)’로 불린다. 1962년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가족학회장(1978년·초대), 한국여성민우회장(1987년·초대), 한국여성단체연합회장(1990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1991년) 등을 지내며 여성의 권리와 지위 향상에 기여했다.

또 ‘한국여성의 지위’ ‘여성의 사회의식’ ‘여성해방이론과 현실’ ‘한국여성운동의 어제와 오늘’ 등 수많은 여성 관련 저서와 논문을 남기며 후학을 양성해 왔다.

그는 1991년부터 98년까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피해 실태를 조사해 국내외에 알리던 시절을 일생에서 가장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활동 덕분에 유엔인권위원회는 1997년 제52차 회의에서 일본의 범죄인정과 사죄, 국가배상,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권고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수십 년 맺힌 한을 우리 앞에서 토해냈어요. 또 당당하게 세계 여성들 앞에서 역사적 증언을 하고 일본에 직접 사죄와 보상도 요구했지요. 그때의 감동과 떨림이란….”

그는 1997년 자신이 자란 경남 진해로 돌아왔지만 사회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YWCA와 여성의 전화 등 지역의 여성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한편 어린이 도서관도 유치했다.

이 소장은 “앞으로 여성들이 평화통일을 통해 분단을 극복하고 인권이 존중되고 평화로운공동체를 이룩하는 데 주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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