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월스트리트 제대로 알기’

  • 입력 2005년 2월 18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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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제대로 알기/머니투데이 국제부 지음/380쪽·1만2000원·아카넷

월 스트리트…. 미국 뉴욕의 맨해튼 섬 남쪽에 있는 이 거리를 수식하는 말은 화려하다. ‘세계 금융의 심장’이라느니 ‘자본주의의 메카’라느니…. ‘욕망과 열정, 머리싸움으로 뒤범벅된 공간’이라고 묘사한 이도 있다. 이곳을 무대로 한 영화도 수두룩하다.

여기를 누비고 다니는 인물들의 면면만 봐도 이런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제대통령’이라 불리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나 막강한 ‘큰손’ 투자가 조지 소로스 회장이 그들이다.

경제 분야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도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AIG 등의 금융회사 이름 정도는 들어봤으리라. 이런 쟁쟁한 대형 금융회사들이 몰려 있으니 세계 금융계의 중심지임에는 틀림없다. 한국도 한국은행과 주요 금융회사들이 이곳에 사무소나 법인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의 서점에 가보면 월가(街)에 관한 책만도 수십 권이 꽂혀 있다. 한국 서점에서도 10여 권을 찾아내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이 가운데 ‘월스트리트 제대로 알기’는 한국어로 쓰인 월가 관련 서적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10명의 저자가 월가 내부와 세계 경제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써놓았다. 일부 저자는 뉴욕 현장을 발로 뛰며 생생한 읽을거리를 찾아냈다.

흔히 재미있는 책은 알맹이가 부실하고 내용이 알찬 이론서는 문장이 건조무미해 읽을 때 골치가 아프다. 이 책은 술술 읽히면서도 밑줄 칠 부분이 많아 ‘달콤한 알맹이’가 풍부한 명저라 할 만하다.

이 책은 먼저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소개한다. 시가 총액 16조8000억 달러(2003년 12월 기준)어치의 증권이 거래되는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다.

증권업으로 먹고사는 이들의 행태는 어떨까. 수백만 달러의 고액 연봉을 받는 애널리스트도 새벽잠을 설치고 나와 길거리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아침을 때우기 일쑤다. 점심도 사무실에서 대충 해결한다. 불경기에는 해고에 대비해 가방에 이력서를 넣고 다니는 이들도 많단다.

월가를 움직이는 큰손들은 투자은행, 각종 펀드, 보험사, 워런 버핏과 같은 거대 개인투자자 등으로 다양하다. 이 가운데서 가장 앞선 곳은 메릴린치, 프루덴셜증권, 골드만삭스 등과 같은 투자은행이다. 독일계 유대인이 창업한 골드만삭스는 팀워크를 매우 중시하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직장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기도 한다. 그러나 엄청난 연봉으로 이를 보상한다. 워싱턴 정가와 긴밀한 유대 관계를 갖고 있기도 하다.

월가에서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이는 씨티그룹의 샌디 웨일 회장. 그는 2003년에 4470만 달러를 받았다. 정보기술(IT) 붐이 절정을 이루던 2000년엔 1억2780만 달러를 챙기기도 했다.

과거사에 매달려 정치 공방을 벌이는 한국의 현실에 가슴이 답답한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이여, 이 책을 읽고 시야를 넓히고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우시라.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che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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