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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2월 18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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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를 갉아먹는 ‘갈갈이’야. 옆에 있는 친구들은 이를 부수는 ‘막부숴’, 이를 파먹는 ‘막파네’, 이에 구멍을 내는 ‘구멍이’지. 우리는 모두 충치 도깨비들이야.
옛날에 칫솔과 치약이 없을 때는 참 좋았지. 아무 입에나 들어가서 살면 됐거든. 그런데 칫솔과 치약이 생겨나면서 사람들 입에서 쫓겨나게 됐어. 우린 치약 냄새 앞에선 꼼짝 못하거든.
그래도 아직 우리에게 희망은 남아 있어. 바로 아이들이지. 왜냐하면 아이들은 이 닦는 걸 아주 싫어하거든. 단것을 잔뜩 먹고 자는 아이들의 이는 마치 고소한 땅콩 같아. 우린 아이들의 맛있는 이가 좋아.
그런데 누군가 우리 충치 도깨비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아이들에게 가르치려고 책을 썼다지 뭐야. 아이들이 그 책을 읽고 하루에 세 번씩 이를 닦으면 안 되는데….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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