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클래식기타 팬들 좋겠네” 쇨셰르-무라지 공연

  • 입력 2005년 1월 25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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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란 쇨셰르
예란 쇨셰르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은 아기를 감싸 안은 엄마를 연상시킨다. 그래서일까, 가장 격식 없이 친해질 수 있을 것만 같은 악기가 바로 기타다. 2월, 세계 클래식 기타의 대표적 ‘팬 몰이꾼’두 사람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를 잇달아 차즌ㄴ다. 열한 줄의 현으로 기존 기타의 한계를 깨 나가는 ‘기타의 파이어니어’ 예란 쇨셰르(50),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의 찬탄을 받는 ‘기타의 작은 요정’ 무라지 가오리(村治佳織·27)》

○ 기타로 연주 못할 음악은 없다, 쇨셰르

비틀스의 노래를 기타 독주용으로 편곡해 클래식 음반 차트 10위권에 올려놓는가 하면, 기타의 전신인 류트를 위해 바흐가 작곡한 작품 전곡을 6장이나 되는 CD 전집으로 녹음해 한껏 학구적 모습을 과시한 쇨셰르. 그는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심지어 오케스트라로 작곡된 모든 곡을 기타의 아늑한 소리에 녹여 넣는다.

쇨셰르의 이름이 우리에게 친근해진 것은 10년 전인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에 삽입된 ‘혜린의 테마’에 매료된 시청자들이 원곡을 찾기 시작했다. 원곡의 정체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6번 안단테 악장. 쇨셰르가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과 함께 연주한 음반 ‘두 사람을 위한 파가니니(Paganini for Two)’에 실려 있는 곡이다.

무라지 가오리

13년 만의 내한 공연에서 그는 류트의 구조를 모방한 11현 기타를 들고 나온다. 콘서트 제목도 ‘11현의 바로크’로 정했다. 파헬벨 ‘모음곡 g단조’, 켈너 ‘판타지아’ 등을 연주한다. 2월 18일 오후 8시. 3만∼7만 원. 02-541-6234

○ 10대에 거장이 된 신데렐라, 무라지

두 살 때, 아버지는 지판(指板·프렛)을 누를 힘이 없는 어린 무라지를 위해 자신이 왼손으로 지판을 누르고 딸이 현을 튕기게 했다. 이렇게 연습을 시작한 무라지는 아버지가 채근할 필요도 없는 연습벌레가 됐다. 오죽하면 지판을 쥐는 왼손의 손가락이 오른손보다 평균 1cm 더 길어졌을까.

1998년, ‘아란후에스 협주곡’으로 유명한 스페인 작곡가 로드리고는, 스무 살의 기타리스트가 자신의 기타 소품을 연주한 음반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친애하는 무라지 양, 강렬한 테크닉과 감수성이 깃든 당신의 연주는 너무나도 매혹적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무라지가 감동했다.

일본에 있던 그녀는 스페인 로드리고의 집으로 직접 찾아갔다. 97세의 고령에다 감기에 걸렸지만 로드리고는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어린 기타리스트를 맞았다.

2000, 2003년에 이은 세 번째 내한 공연의 레퍼토리는 소르 ‘마술피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두아르테 ‘영국 모음곡’, 다케미쓰 ‘기타를 위한 12개의 노래’ 발췌곡 등이다.

2월 25일 오후 8시. 3만∼7만 원. 02-751-9607∼9610

예란 쇨셰르

무라지 가오리
50세, 스웨덴나이·국적27세, 일본
11현 기타 연주, 다른 악기를 위한 작품의 편곡 연주특기튀지 않는 평균적 기타 레퍼토리를 주로 연주
‘두 사람을 위한 파가니니’ ‘두 사람을 위한 슈베르트’대표 앨범로드리고 ‘아란후에스 협주곡’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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