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비]“여보, 당신이 그립소”

  • 입력 2005년 1월 21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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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9월 5일 오후 10시경 지니앤 심스 씨는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집 현관에 서서 출근하는 남편에게 입을 맞추었다. 집안으로 들어오는 그녀의 귀에 세 발의 총소리가 들렸다. 그는 밖으로 달려 나가 쓰러진 남편의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몇 개월 후 심스 씨는 이렇게 썼다.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1000가지나 된다! 31년 동안 함께 살아온 지금, 나는 그의 따뜻함과 부드러움과 팔로 나를 안아 주던 일을 그리워한다. 그와 손을 잡고 예배드리던 일이 그립다. 오전 3시에 햄버거 먹으러 가던 일이 그립다. 한낮에 앉아서 얘기하며, 웃으며, 장난치며 함께하던 일이 그립다.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던 일이 그립다.”

왜 사람들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서야 아쉬움에 몸부림칠까. 심스 씨만일까. 생각해 보니 아쉬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심스 씨는 1000가지나 된다고 했지만 나는 1만 가지, 아니 10만 가지도 넘을 것만 같다.

“퇴근길, 종일 살림하느라 고단한 아내 몸 좀 더 따뜻이 안아줄 걸. 아내 모르게 장인어르신 내외 찾아뵙고 사위 얻으신 보람이 무엇인가 보여드릴 걸. 친구들과 부부 모임 후 ‘당신이 얼마나 돋보였는지’ 입이 마르도록 칭찬해 줄 걸. 때때로 잊고 산 결혼서약서를 꺼내 보며 ‘당신이 있어 가능했던 일들’을 더 자상히 이야기해 줄 걸. 내키지 않아도 함께 가자는 쇼핑 내색 않고 따라가 무거운 물건 들어줄 걸….”

배우자가 곁을 떠난 후에 그리워하게 될 것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일상의 기쁨을 배우자와 나누고 지지와 격려를 보내는 일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 심스 씨는 아직 함께 살고 있는 부부들에게 이런 교훈을 준다.

“그가 당신을 위해서 무언가를 할 때 칭찬과 감사를 아낌없이 선사하라. 특별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자신 있게 말하건대 바로 그것이 특별한 것이다!”

오늘따라 잠시 출타 중인 아내가 더욱 보고 싶다.

목사·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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