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종교계 지도자들 신년 법어-메시지

  • 입력 2004년 12월 23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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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년(乙酉年) 새해를 앞두고 종교계 지도자들이 화합과 나눔을 호소하는 신년 법어와 메시지를 발표했다. 내용을 요약해 싣는다.

○곧은 것은 들고 굽은 것은 놓자

▽조계종 법전(法傳) 종정=우주 법계(法界)가 이로부터 이루어지고 모든 만물이 이곳에서 생명을 얻었으며 성인과 범부의 근본이 되는 신령스러운 광명이 여러분 목전에 떠오르니 황금닭이 공겁(空劫) 이전 소식을 알리고 금오(金烏)와 옥토(玉토)는 대지묘용(大地妙用)을 빚어낸다. 산정에는 물결이 넘쳐 하늘에 닿고 바다 밑에 먼지가 일어 황금을 이룬다. 집집마다 무쇠나무 향기가 가득하고 불어오는 훈풍에 천지가 윤택하다. 사람마다 역순(逆順)의 기틀로 무가보(無價寶)를 얻어 곧은 것은 들고 굽은 것은 놓아 버리니 시방(十方)의 종지(宗旨)가 한곳으로 모이고 정(正)과 사(邪)의 시비가 원융(圓融)을 이룬다.

○변혁 외치기 앞서 자신부터 성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한국 교회는 세상적 가치에 젖어 있는 사회와 민족을 향해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혼탁한 가치관이 팽배한 가운데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이 빚어낸 소란과 분열로 시끄러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역동성은 개혁과 변화를 외치기보다는 자신의 부족함을 성찰하며 완전하신 하나님께 부르짖는 겸손한 기도로부터 출발한다. 새해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하나님을 의지하는 우리의 겸손한 기도를 통해 이웃과 나라와 민족, 그리고 세계와 북녘 땅에서 고통 받는 형제들에게 그리스도의 평화와 복음이 충만하기를 기원한다.

○덕으로 서로 돕고 기뻐하자

▽태고종 혜초(慧草) 종정=난세의 근원은 대립과 갈등이요, 투쟁의 원인은 탐욕과 독선에 기인하나니, 현명하고 지혜 있는 자는 법과 도를 숭상하나 우둔한 사람은 작은 이익에 집착해 인간 본연의 대의를 그르치니 어찌 통석(痛惜)치 않으리오. 금년에는 모든 사람이 덕을 발휘하여 서로 돕고 기뻐하고 모든 부처가 환희로운 마음으로 함께 찬양하는 보람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하다.

○자비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천태종 도용(道勇) 종정=신령한 물결이 용솟음쳐 관세음 떠오르니 햇빛보다 밝은 광명 아득한 노을 새로 비추네. 고해는 갑자기 불국세계 되었거니 자비의 배는 보타산에 머물지 않네. 금닭이 크게 우니 천지가 금빛으로 열리는구나. 탐욕을 덜어내니 연꽃이 피어오르고, 자비의 눈으로 세상을 보니 모두가 다정한 벗이로다. 그중에 아름다운 모습은 남북이 하나 되고 주객이 하나 되어 태평가를 부르는구나.

○나를 낮추고 남을 높여야

▽진각종 혜일(慧一) 총인=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것은 불보살의 모습이요, 자기를 높이고 남을 업신여기면 이 자리가 곧 고통이 그림자처럼 따르는 중생들의 세계다. 저 조용하고 숭고하게 떠오르는 새 아침의 해를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다짐하고 우리 모두의 마음을 열어 자비를 베풀어 나간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밀엄정토(密嚴淨土)를 이루는 청정한 불사가 될 것이다.

○상생의 도와 덕이 바로 서길

▽증산도 안운산 종도사=을유년 새해는 상생의 도와 덕이 바로 서고 깊은 상극의 원한과 사회갈등이 무르녹아 정의와 진리가 온 누리에 자리매김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상생의 새 문화는 참 마음과 정의를 바탕으로 해서 열린다. 새해에는 우리 마음에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원한의 갈등이 해원(解寃), 상생, 보은, 원시반본(原始返本)의 대도(大道)로 풀어져 온 세상을 밝게 수놓길 축원한다.

○中道 실현 현실문제 풀자

▽원불교 이광정(李廣淨) 종법사=진리를 주장하는 정신에 입각하여 함께해 가는 정신으로 모두 손잡고 중도(中道) 실현의 정신으로 현실 문제를 풀어간다면 이것이 바로 일원주의(一圓主義) 일원철학으로 이 세상에 적체된 모든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이 땅에 낙원세계를 건설해 갈 수 있다. 일원주의 사상에는 현실 모든 문제의 적확한 해법이 있고 비법이 있고 비상이 있어서 쓰는 자마다 효험을 볼 것이요, 가져가는 자가 차지할 것이다.

김차수 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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