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첫여성방호원 된‘태권소녀’…광주고법 근무 주미연씨

  • 입력 2004년 12월 13일 18시 44분


코멘트
“처음엔 실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민원인들을 맞이하고 안내하면서 보람을 느껴요.”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고등법원 1층 당직실에 근무하는 주미연(朱美蓮·21·전남 순천제일대 1년·사진) 씨. 주 씨는 법원 역사상 첫 여성 방호원으로 7월 광주고법에 특별 채용됐다.

대학에서 스포츠학을 전공하는 주 씨는 학과 교수의 추천으로 광주고법에 지원 서류를 냈고 김연태(金然泰) 고법원장의 면접을 거쳐 방호원이 됐다.

새내기 방호원인 주 씨는 법원을 찾는 민원인들을 안내하고 청사를 순찰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가끔 재판 결과를 놓고 법원에서 서로 다투는 여성 민원인들을 타일러 돌려보내는 일도 그의 몫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배운 그는 현재 태권도 공인 4단. 중학교 시절에는 육상 원반던지기 선수로 전국소년체전 등에 출전하기도 했다.

주 씨는 중학교 때 태권도 스승으로 현재 순천제일대 스포츠학과 교수인 허재호 씨(45)의 권유로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방호원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5명의 방호원들과 생활하고 있는 주 씨는 “학교 측의 배려로 수업을 받지 않는 대신 리포트와 시험으로 학점을 대체하고 있다”면서 “부모님과 주위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근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