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 신명 다시 살아났으면” 국악공연 20년 김중자단장

  • 입력 2004년 12월 8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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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판 흥을 북돋워야 할 우리부터 신이 나질 않으니….”

1984년부터 20년간 민속씨름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전통 무용과 국악 공연으로 관중의 인기를 독차지해 온 김중자 국악예술단의 단장 김중자 씨(57·사진). 그는 8일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씨름이 최근 들어 왜 이렇게 가라앉았는지 정말 답답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가 처음 공연했을 때만 해도 씨름단이 7, 8개나 됐어요. 대회가 열리면 관중석이 가득 차고 공연하는 우리도 저절로 신바람이 났지요.”

그는 “LG가 하루아침에 팀을 해체하고 자식 같은 선수들이 갈 곳이 없어 단식농성을 벌이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단원이 28명인 김중자 국악예술단은 씨름대회가 시작되기 전 3분 동안 공연한다. 김 단장이 예술단을 이끈 것은 1979년부터. 20년 동안 씨름을 옆에서 지켜본 그는 “씨름이 천덕꾸러기가 된 것은 파벌싸움을 일삼은 씨름인들 탓도 있지만 스모와 가부키 등 전통의 민속 문화 유지를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서는 일본에 비해 우리는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기술이 뛰어난 이만기와 강호동을 제일 좋아했어요. 그런데 신세대인 단원들 사이에서는 조범재(신창건설)와 김기태(전 LG) 등 잘생기고 근육질인 선수들이 최고 인기더라고요.”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들으며 가까이서 씨름을 지켜본 사람은 씨름 팬이 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라는 그는 “하루빨리 해체된 LG팀을 인수할 기업이 나와 선수들이 웃음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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