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소비자동향 조사]가구 절반 “소비 줄이겠다”

  • 입력 2004년 9월 29일 18시 15분


코멘트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가 6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앞으로 소비를 줄이겠다는 소비자가 3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 내수침체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이 전국 30개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3·4분기(7∼9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경제상황을 6개월 전 경기와 비교한 ‘현재 경기판단’ 소비자동향지수(CSI)는 41로 1998년 3·4분기(27)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았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씀씀이를 묻는 소비지출전망 CSI는 98에 그쳐 2000년 4·4분기(10∼12월) 96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조사 대상가구의 절반 이상이 당분간 소비지출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것.


특히 월소득 300만원 이상과 200만∼300만원 계층의 소비지출 CSI 감소폭이 커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대상자들은 교육비와 함께 외식비, 오락·문화비, 여행비 등 이른바 ‘참살이(웰빙)’를 위한 지출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또 향후 6개월 동안 생활형편의 호전 여부를 묻는 CSI(80)도 2000년 4·4분기(68)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은 불투명한 미래에 대비해 씀씀이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향후 6개월 동안 고용사정에 대한 기대치를 보여주는 고용전망 CSI는 전분기와 같은 66에 그쳐 당분간 고용사정이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령대별로는 특히 30세 미만과 40대의 고용 전망이 나빠져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의미)’과 ‘사오정(45세 정년의 의미)’ 세대가 느끼는 실업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컸음을 엿볼 수 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소비자동향지수(CSI):

소비지출, 생활형편 등 각 조사항목에 대한 소비자의 응답을 100을 기준으로 지수화한 것. 예를 들어 소비지출 CSI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소비지출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줄이겠다고 응답한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