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으며 성격 치료해요]잠옷파티(시공주니어)

  • 입력 2004년 9월 13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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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딸아이 친구 엄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우리 애는 너무 버릇이 없어요. 집에선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 물까지 갖다달라며 제 멋대로 하는 게 화가 나서 몇 마디 꾸지람을 했더니 방문을 닫고 들어가 하루 종일 나오지도 않아요. 초등학교 때 잡아야겠는데. 벌써 저러니 중학교, 고등학교 가면 어떻게 하죠?”

반면 딸아이 친구는 딸에게 전화를 해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갑자기 나를 못살게 굴어. 엄마라고 뭐든지 엄마 마음대로 하려들고 공부만 하란다. 몇 달 동안 용돈을 모아서 집을 나가 버릴 거야.”

딸아이는 친구의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집을 나가면 같이 가주겠다고 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이튿날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언제 그랬느냐는 듯 깔깔거리고 있었다. 딸의 친구는 자신의 말을 경청하며 처지를 공감해주는 딸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진 듯 하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서서히 부모에게서 독립하며 또래와의 관계를 더욱더 밀접하고 비밀스럽게 가꿔간다.

‘잠옷파티’는 초등학교 5, 6학년에게 적합한 이야기로 여학생간의 미묘한 갈등과 부모와의 의사소통에 대해 다루고 있다.

주인공 에이미는 장애를 갖고 있는 언니의 학교 문제로 전학을 한다. 평소에 친구들과 비밀클럽을 갖고 싶었던 에이미는 새 학교에서 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친구 그룹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이 그룹에는 클로에라는 아이가 있어 사사건건 에이미를 무시한다. 마음 약한 에이미는 상처를 받지만 그 괴로움을 의논해주는 부모님과 친구들 덕분에 그럭저럭 지내게 된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에이미 같다거나 의식하지 못했지만 클로에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등장인물과의 동일시를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을 객관화시켜볼 수 있게 되는 것. 또 책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며 대처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에이미 같은 유형은 애착과 의존이 강해 자신의 친구가 다른 친구를 만나면 배반감과 허전함을 느껴 화를 내거나 관계를 깨뜨리기가 쉽다. 반면 자신을 완전히 수용해주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아름답게 성숙해 갈 수 있을 것이다.

바람직한 친구 사귀기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를 나타내는 책으로는 저학년에겐 비룡소의 ‘화요일의 두꺼비’를, 고학년에겐 ‘0에서 10까지 사랑의 편지’를 권할 만하다. -끝-

신상진 한우리독서치료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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