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으며 성격 치료해요]억지대장 코뿔소·초록여우

  • 입력 2004년 9월 6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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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아이들이 가족을 벗어나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사회적 관계이다. 때론 좋은 관계를 맺고 싶지만 내 마음처럼 안돼, 의기소침해지기도 하고 과격한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억지대장 코뿔소’는 두려움이나 불신, 열등감, 또는 수치심으로 인해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다.

아프리카의 열대 초원에 사는 검은 코뿔소는, 누군가 자신을 해코지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늘 신경이 곤두서 있다. 때문에 자기 앞에 얼씬대는 것은 무엇이든 공격 대상으로 삼았고, 결국 성질 급한 싸움꾼으로 불리게 된다. 문제는 바로 코뿔소의 시력이었다.

지독한 근시인 코뿔소는 눈앞에 얼씬대는 모든 것이 두려워, 무조건 공격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코뿔소에게 있어 더 큰 어려움은 이 사실을 다른 동물에게 감추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전형적인 자기 고립형인 코뿔소는 친구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을 모른 채 마음의 빗장을 꼭 닫아 두고 살아온 것이다.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고자 과격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서, 상대를 수용할 줄도 자신을 표현할 줄도 모르게 된 것이다.

‘초록여우’는 관계방식을 배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다.

초록여우는 엄마가 일찍 죽어 늘 외롭고 심심했다. 닭, 토끼, 다람쥐에게 같이 지내자고 거칠게 말을 붙여보지만, 모두에게 거절당하자 결국 그들을 잡아먹어버린다.

어느 날 어여쁜 장미를 만나 좋은 향기에 행복해 하지만 장미는 이내 시들어 버린다. 이에 분노한 여우는 장미 역시 바닥에 던져 버린다. 그러나 장미가 자기에게 남긴 아름다운 향기를 기억해내고는 자신이 거부하지 않는 한 모든 것이 자기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정서는 전염성이 있어 분노는 분노를 낳고, 사랑은 사랑을 낳게 한다. 이런 책을 통해 아이들은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을 배운다.

코뿔소처럼 자신에게도 약점이 있다면,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며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방식을 배운다. 또 초록여우와 같이 관계방식도 배워야 한다.

또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고 고통 받는 친구를, 아직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이웃을, 따뜻한 시선으로 기다려주는 친구가 되어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사실도 배울 수 있다.이 숙 정 한우리독서치료연구회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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