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박치기 깍까’ 펴낸 이기진교수

  • 입력 2004년 8월 27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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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대기자
박영대기자
서강대 물리학과 이기진 교수(44)가 해외에서 두 딸에게 읽어주던 자작그림책을 ‘박치기 깍까’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박치기하면 아이들이 흥분하고, ‘깍까’하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주인공 이름을 그렇게 지었어요. 심심할 때 ‘깍까’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고 이야기를 곁들여 아이들에게 들려줬어요. 자연스레 ‘박치기 깍까’의 모험담이 나오게 됐습니다.”

박사후 과정을 포함해 10여년간 프랑스와 일본에서 생활한 이 교수는 취미가 그림 그리기. 그렇다고 물감을 풀어 도화지에 정식으로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 굴러다니는 종이에 사인펜으로 쓱쓱 선을 몇 개 긋는 만화 같은 그림이다. 그러나 이 그림이 눈만 뜨면 싸우는 딸들을 잠잠하게 만들었다.

이 교수는 1999년 귀국해 한동안 ‘박치기 깍까’를 잊고 지냈다. 몇 권이나 되는 그림책은 집안 여기저기 굴러다녔고 우연히 이 교수의 처제가 발견해 ‘재미있다’며 출판사에 넘겼다.

출판사 소금창고는 이 그림책을 48쪽 분량으로 4∼7세 어린이를 겨냥해 묶어 이번에 첫권을 냈다. 그림책은 박치기를 잘하는 아이 ‘깍까’가 엄마에게 야단을 맞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홧김에 하늘을 향해 힘껏 박치기를 하다가 지구의 다른 곳으로 떨어지고 그때부터 사막으로, 남극으로, 밀림으로, 바다로 떠돌아다닌다.

이제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채린(13) 하린(9)은 별로 싸우지도 않게 됐고 대신 이 교수는 어린이동아에 2주에 한번씩 과학만화 ‘나노보이의 우주탐험’을 연재하고 있다. 그의 전공은 마이크로파 물리학. 전자파를 이용해 DNA를 연구하고 있다.

이 교수는 “여가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과학자로서 내가 가진 재능을 활용해 아이들에게 과학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며 웃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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