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낮은 데로 임한 ‘리골레토’…한우리 오페라단

  • 입력 2004년 8월 12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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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한우리 오페라단
사진제공 한우리 오페라단
최근 소프라노 조수미씨와 세계적인 바리톤 레오 누치의 협연으로 화제가 됐던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누구나 군침 흘릴 만한 무대지만 ‘이탈리아 정통무대’가 주는 중압감에다 만만치 않은 입장권 가격 때문에 선뜻 가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는 초보 음악팬도 많다.

한우리 오페라단이 12∼15일 오후 7시반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2004 여름방학 청소년을 위한 열린 오페라 리골레토’를 공연한다. ‘대중용 버전’으로 각색해 이해하기 쉽게 만든 무대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해설이 곁들여진다’는 것. 성우 박일 성병숙씨가 무대에 등장해 연기를 해 가며 작품의 배경과 내용을 설명한다. 오페라 전체에서 합창과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은 제외하고, 하이라이트 격인 아리아와 중창은 빠짐없이 담아낸다. 노래는 이탈리아어로 부르지만, 성우가 먼저 우리말로 음성연기를 펼친 다음에 원어 노래가 이어지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리골레토는 ‘라 트라비아타’(춘희)와 함께 베르디 중기의 걸작으로 불리는 작품. 호색한 만토바 공작의 욕망에 희생되는 순진한 처녀 질다와 그의 아버지인 광대 리골레토가 벌이는 복수극이 실패로 끝나는 비극을 그렸다. 사랑과 정열, 보복과 간계, 희생과 부모의 정 등 가장 원초적인 인간감정을 절묘하게 엮어내 널리 사랑받고 있다.

만토바 공작이 부르는 ‘여자의 마음’은 고금의 오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아리아. 사랑에 가슴 설레는 질다의 아리아 ‘그리운 이름’, 분노에 넘치는 리골레토의 아리아 ‘천벌을 받을 자들아’, 주인공들이 각각 다른 마음을 드러내며 절묘하게 화음을 맞추는 3막의 4중창 ‘언젠가 너를 만난 것 같아’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명곡으로 꼽힌다.

리골레토 역에 바리톤 정효식 이상준, 질다 역에 소프라노 김혜진 박상영, 만토바 공작 역에 테너 김종호 황태율씨가 출연한다. 1만원. 02-583-1863, 1588-789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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