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을지대병원 의사들 실내악단 창단

  • 입력 2004년 6월 25일 20시 06분


대전 을지대병원 의사들은 오선지에 처방전을 쓴다.

25일 낮 12시10분 대전 서구 둔산동 을지대병원 로비. 로비와 위쪽이 트인 로비 중앙부의 2, 3, 4층 복도와 계단 등을 300여명의 환자와 가족들이 가득 메운 가운데 베토벤의 ‘그대를 사랑해’가 실내악의 선율로 울려 퍼졌다.

환자와 가족들은 모처럼 밝은 표정을 되찾았다. 링거를 점검해주던 간호사 20명이 찬조 출연해 가스펠송인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등을 합창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공연은 ‘을지실내악단 창단 공연’. 이 병원 의사인 류머티스내과 심승철(41·바이올린), 이비인후과 조진생(43·첼로), 순환기내과 정준용(37·비올라), 순환기내과 이경진 교수(36·플루트) 등 4명이 단원이다.

대전시향의 단원인 김현래씨(35·바이올린)와 심 교수의 부인인 김지나씨(37·피아노)가 이날 공연을 도왔다.

이들은 각자 어린 시절부터 악기를 다뤄왔고 의대시절에는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한 프로급 아마추어 음악가들. 평소 병실에서 ‘반짝 독주회’를 열어주던 심 교수가 동료 의사들이 다루는 악기 분포가 다양한 점에 착안해 실내악단을 만들었다.

심 교수는 “음악은 정서적으로 안정을 줄 뿐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와 치료를 빠르게 해 준다”며 “앞으로 분기별 또는 월별로 정기 연주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을지실내악단’이 창단 공연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을지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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