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국내 최대 사설미술관 만든 이재흥 목사

  • 입력 2004년 5월 31일 19시 07분


국내 최대 사설미술관인 대덕아주미술관을 개관한 이재흥 대전 구즉감리교회 목사.-대전=이기진기자
국내 최대 사설미술관인 대덕아주미술관을 개관한 이재흥 대전 구즉감리교회 목사.-대전=이기진기자
“내가 사는 바로 옆에 ‘가볼 만한 미술관이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게 만족이지요.”

대전 구즉감리교회 이재흥(李在興·52) 목사는 31일 대전 유성구 화암동 호남고속도로 대덕밸리 나들목 옆에 국내 최대의 사설미술관인 대덕아주미술관을 개관했다.

미술관에는 주로 한국 중국 일본의 과거 및 현대 미술품 2만여점이 전시된다. 이 작품들은 목사가 된 그가 30년 동안 아시아와 유럽 등을 1000여차례 목회활동을 겸해 오가며 수집한 것들이다.

“신학대학에 다니던 스무살 때 서울 인사동 헌책방에 들렀다가 우리나라 고서화를 수집해가는 일본인으로부터 ‘문화 없이 미래 없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우리의 ‘것’을 왜 남들이 가져가야 합니까.”

미술관은 3200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의 초현대식 건물로 20여개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토기, 철기, 석기, 목기, 회화, 조각품 등 고대에서부터 현대 미술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11세기 묘 부장품으로 추정되는 고려청자 고기연적과 2300년∼2500년 전 작품으로 추정되는 중국 출토의 수막새 등은 백미로 평가된다.

충남 홍성에서 통째로 이전해 복원한 한옥 ‘항여조(恒如朝)’도 전시해 놓았다. 충남 논산이 고향인 그는 “국내 대기업 등에서 부지를 내놓고 미술관을 공동으로 건립하자는 제안도 했으나 고향인 충청도에 제대로 된 동양미술관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건립비 40억원은 그가 평생 모은 사재.

그는 “앞으로도 목회자의 길을 계속 걷겠지만 제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직접 관장으로 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관시간은 화∼목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금·토요일은 오전 10시∼오후 10시이다. 월요일과 명절은 휴관. 입장료는 어른 4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 042-863-0055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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