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KBS사장 임명하는 現제도론 독립성 보장 안돼”

  • 입력 2004년 5월 27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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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순 KBS 감사는 이날 포럼에서 “KBS가 사회 통합이라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포기하고 당파적 보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동순 KBS 감사는 이날 포럼에서 “KBS가 사회 통합이라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포기하고 당파적 보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KBS 사장을 임명하는 현행 제도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KBS 내부에서 제기됐다.

강동순(姜東淳) KBS 감사는 2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 가톨릭언론인협의회(회장 김종완·金鍾完) 주최로 열린 제4회 가톨릭포럼 ‘사회 통합을 위한 언론과 종교의 역할’에 패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강 감사는 “‘방송을 잡는 이가 정권을 잡는다’란 말이 사라지려면 영국 BBC나 일본 NHK처럼 사회직능 및 지역 대표로 구성된 20∼30명의 경영위원회 같은 독자적 기구가 KBS 사장 임면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감사는 “KBS 사장 임명과정에 정부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공영방송이 공론을 말해야 할 때 당파적 견해를 밝히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중간 간부들이 무력화돼 게이트 키핑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감사는 KBS 노조와 관련해 “공영방송 노조는 방송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노조도 사회적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소추안 가결 후 KBS가 여론을 반영한다며 탄핵 반대와 찬성 비율(7 대 3)대로 탄핵관련 프로그램을 방영한 것은 소수를 무시하는 행위였다”며 “이는 다수의 논리로 탄핵을 강행한 193명의 의원들과 다를 바 없었다”고 덧붙였다.

강 감사는 1973년 KBS PD로 입사해 TV본부 TV2국 국장, 심의평가실장, KBS 방송문화연구원장, KBS 시청자센터장 등을 지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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