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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7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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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풀무원은 여러 면에서 독특한 기업이다. ‘자연에 가까운 제품’을 판다는 점이 그렇다. 84년 창사 이후 매년 순이익을 냈다. 식품회사이면서도 유기농 전문 매장, 방문판매 조직 등을 운영하는 유통전문 회사다. 20주년을 맞아 대기업 계열 식품회사의 거센 도전과 세계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브랜드’와 ‘유통 노하우’가 경쟁력의 핵심=풀무원은 원래 쇠를 담금질하는 ‘풀무질’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풀무원을 ‘무공해, 자연’ 등과 같은 의미로 본다. 그래서 풀무원의 브랜드 가치는 높다. 두부 하나에 3000원(유기농의 경우)이라도 믿고 사는 소비자가 있다.
창업 때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남승우(南承祐) 사장은 “건강, 신선, 안전을 화두로 하는 제품이 소비자가 원하는 카테고리에 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백운목 내수팀장은 “생활수준이 올라갈수록 풀무원의 제품은 각광받게 돼 있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풀무원이 크게 성장한 것도 소비생활이 양적이 아니라 질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풀무원은 ‘그대로’이진 않았다. 두부, 콩나물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생면, 장류, 녹즙, 건강식품, 화장품, 샘물까지 사업이 다각화됐다. 교보증권 박종렬 연구위원은 “강한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신규사업을 적절하게 개발하고 빠르게 정착시켰다”고 평가했다.
풀무원의 또 다른 강점은 유통이 강하다는 것. 이 회사의 냉장유통 시스템은 공장의 창고 문이 열려있거나 납품 차량의 에어컨이 꺼지면 인공위성을 통해 담당 사무직원의 휴대전화로 통보된다. 4000여명에 이르는 방문판매 조직원이나 유기농 전문매장 ‘올가홀푸드’도 경쟁력의 근원이다.
▽도전과 전망=풀무원은 최근 미국의 두부 및 콩 식품 전문기업인 ‘와일드우드 내추럴 푸드’를 500만달러를 들여 인수했다. ‘콩단백 제품’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
풀무원은 한국시장에서는 콩 제품 이외에도 다양한 제품을 팔고, 세계 시장은 콩 요구르트, 콩 고기류 등만 집중해서 판다는 전략이다.
박 위원은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은 지속적인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제대로 가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어떤 나라이든 식품기업은 현지화에 실패한 사례가 많아 결과는 지켜봐야 안다”고 말했다.
자연식품 시장이 커지면서 CJ 두산 농심 등 대기업들이 시장에 앞 다퉈 뛰어들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도전. 대우 백운목 팀장은 “국내에서 자연식품은 아직 태동기라 이 분야 1위 기업인 풀무원에 기회는 크다”고 말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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