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초록꼬리’…가면 쓴 들쥐들은 착각에 빠지고

  • 입력 2004년 5월 9일 17시 26분


◇초록꼬리/레오 리오니 글 그림 이명희 옮김/40쪽 8800원 마루벌(6세∼초등 저학년)

행복한 들쥐마을이 무대. 서울 쥐가 지나가다가 거리축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 들쥐들은 흥분해서 거리축제를 열기로 하고 가발과 모자를 만든다. 한 마리는 꼬리를 초록색으로 칠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한밤중에 무서운 동물가면을 쓰고 놀다보니 들쥐들은 어느새 자신들이 상냥한 작은 들쥐였다는 것을 잊는다. 자기가 실제로 진짜 사납고 무서운 동물이라고 믿게 된다. 평화롭던 들쥐 마을은 미움과 의심이 가득 찬 곳이 된다.

가면을 쓰지 않은 쥐가 나타나 가면을 벗고 들쥐들이 본연의 모습을 되찾도록 해준다. 꼬리를 초록색으로 칠한 들쥐만은 아무리 노력해도 색이 지워지지 않아….

선한 인간이 사회적으로 가면을 쓰면서 서로를 위협하게 되었다는 묵직한 주제의 그림책. 미국의 저명한 그림책 작가 레오 리오니는 이같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인간의 본성과 삶에 대해 얘기해준다. 단순한 들쥐 우화로 읽어도 재미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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