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백성희선생 연기인생 60주년 공연 축하모임

  • 입력 2004년 4월 15일 17시 20분


원로배우 백성희씨의 연기인생 60주년 기념 자전극 ‘길’의 개막공연 축하파티에서 케이크를 자르고 있는 오지철 백성희 박정자 손숙씨(왼쪽부터).  -전승훈기자
원로배우 백성희씨의 연기인생 60주년 기념 자전극 ‘길’의 개막공연 축하파티에서 케이크를 자르고 있는 오지철 백성희 박정자 손숙씨(왼쪽부터). -전승훈기자
“60년 동안 ‘연극’과 ‘배우’란 네 글자만으로 살아온 선생님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연극인들에게는 든든한 힘이자 목표가 됩니다.”(연극배우 박정자·朴正子)

14일 밤 서울 종로구 대학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로비에서는 국립극단 원로배우 백성희(白星姬·79)씨의 연기인생 60주년을 기념하는 자전극 ‘길’의 개막공연을 축하하는 모임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1950년 연극 ‘뇌우’에 함께 출연했던 원로배우 황정순(黃貞順)씨가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또 오지철(吳志哲) 문화관광부 차관, 현기영(玄基榮) 문예진흥원장, 김명곤(金明坤) 국립극장장을 비롯한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물론 연극영화과 대학생들까지 200여명이 참석해 백씨를 축하했다.

백씨는 1943년 극단 현대극장의 ‘봉선화’로 데뷔했으며 국립극단 개관과 함께 단원으로 들어가 지금까지 총 400여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18일까지 공연되는 이번 자전극에서는 극중극 형식으로 백씨가 자신의 대표작인 ‘뇌우’ ‘베니스의 상인’ ‘산불’ 등을 후배 연극인들과 함께 연기한다.

이날 모임은 ‘백성희 선생께 바칩니다’라는 제목으로 후배 여배우 박정자 손숙(孫淑) 윤석화(尹石花)씨가 사비를 들여 마련했다. 손씨는 개막 공연에서 백씨와 함께 극중극 ‘뇌우’에 출연해 무대를 더욱 빛냈다. 손씨는 “오늘은 연극만을 위해 살아온 백 선생님을 위해 후배들이 기꺼이 ‘기쁨조’가 될 만한 날”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차범석(車凡錫) 전 예술원 회장은 “백 여사는 ‘무대에서 살다가 무대에서 죽는다’는 연극인의 산증인”이라며 “밖에서 불어 닥치는 세찬 풍설 앞에서 때로는 자존심을 삼키며 감수했을 60년 세월은 여성만세요, 인간승리요, 연극예술의 자존심이다”고 축하했다.

이 자리에서 백씨는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연기밖에 모르며 살아왔지만 한 점 후회 없는 인생이었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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