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황규태씨 30년만에 화랑서 사진전

  • 입력 2004년 3월 14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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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태 작 ‘떠 다니는 것들’(2000년). 사진제공 갤러리 인
황규태 작 ‘떠 다니는 것들’(2000년). 사진제공 갤러리 인
사진작가 황규태씨(64)는 강운구, 김기찬, 주명덕씨 등과 함께 한국 현대사진의 선배세대라 할 수 있다. 화려한 컬러와 유머러스한 이미지로 실험적인 작품들을 왕성히 선보여 온 작가가 1975년 LA 쉰노(Shinno) 갤러리 전시 이후 30년 만에 화랑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개인전을 갖는다.

특히 이번 전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TV나 컴퓨터 모니터 픽셀 등을 거대하게 확대하는 작업이 아니라 그동안 발표되지 않았던 꽃, 구름, 물, 씨, 먼지 등 자연의 미세한 것들을 소재로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의 작품들을 선보여 주목된다.

‘떠도는 것들에 대하여’라는 부제답게 그의 카메라로 다시 태어난 작품들은 하나같이 작고 손에 잡히기 어려운 것들을 과장하거나 확대해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지상에서 아옹다옹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삶 역시 사실은 떠다니는 구름이나 바람에 실려 허공을 맴 도는 먼지나 한 장의 꽃잎과 다를 바 없음에 대한 은유로도 읽힌다.

최근 기획전에서 황씨 작품을 전시했던 성곡미술관 신정아 수석큐레이터는 “그의 작업은 때로 능청스런 거짓말로, 때론 서정성을 극단적으로 배제한 조형으로, 또는 그것에 대한 정면거부 등으로 다양하게 읽힌다”며 “작가가 행하는 리얼리티의 극단적 과장을 통해 문득, 삶이 경쾌하고 유머러스해지는 철학적 깨달음을 얻는다”고 평했다. 17일∼4월7일 서울 갤러리 인. 02-732-4677∼8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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