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성박사, 부처시대 언어 팔리語경전 첫 완역

입력 2003-12-05 18:20수정 2009-09-28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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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성 박사와 그가 국내 최초로 완역한 팔리어 경전 ‘맛지마니까야’. -사진제공 한국빠알리성전협회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전재성 박사(50)가 2500여년 전 부처님이 살아계실 당시의 언어(팔리어)로 쓰인 경전 ‘맛지마니까야’를 최근 국내 최초로 완역했다. 한문 경전 ‘중아함경(中阿含經)’에 해당하는 ‘맛지마니까야’는 3편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편이 50개의 경전으로 구성돼 있다. 전 박사는 ‘맛지마니까야’를 5권 분량으로 완역했으며 이 중 핵심 경전만 모은 앤솔로지 ‘명상수행의 바다’를 따로 펴냈다.

전 박사는 “팔리어를 한문으로 번역하고 다시 한글로 번역하다 보니 단어의 개념과 토씨가 틀린 것이 많았다”며 “팔리어로 ‘인내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의미인데 이를 한문의 인(忍)으로 번역했기 때문에 다시 한글로 바꾸면 뜻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맛지마니까야’는 1902년 독일에서 세계 최초로 번역돼 유럽 지성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헤르만 헤세의 명작 ‘데미안’에 나오는 ‘알을 까고 나오는 새’의 비유는 ‘맛지마니까야’에 등장하는 것.

서울대를 졸업하고 독일 본대학에서 인도학을 공부하던 그가 팔리어 경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독일 쾰른 숲에서 ‘맛지마니까야’를 거의 통째로 외우며 불법(佛法)을 전하던 ‘거지성자’ 페터 아나가리카를 만난 뒤부터. 그는 99년 페터 아나가리카에 대한 이야기를 ‘거지성자’라는 책으로 펴냈으며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그는 89년 귀국해 본격적인 팔리어 경전 번역에 착수해 ‘쌍윳따니까야(잡아함경·雜阿含經)’를 완역했으나 출판사와 불교계의 무관심 속에 번번이 출간을 포기했다. 99년 실상사 주지인 도법 스님의 도움으로 ‘쌍윳따니까야’를 발간할 수 있었다.

전 박사는 ‘맛지마니까야’의 매력에 대해 “부처님 말씀을 그대로 들을 수 있다는 장점 외에 오늘날 우리가 들어도 교훈이 될 만한 경구가 많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그것을 ‘좋아한다’ ‘믿는다’ ‘이해했다’ ‘분석했다’고 말해야 할 때 ‘그것이 진리이고 나머지는 거짓’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모든 불화(不和)의 근원이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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