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가족과 함께 ‘마애삼존불상’을 보기 위해 충남 서산에 갔다가 거의 미로와 같은 길 때문에 고생했다. 곳곳에 걸려 있는 음식점 간판들이 표지판을 가려 동네 주민들에게 몇 번을 물어본 끝에야 간신히 불상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미소 짓는 모습이 달라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국보 제84호 마애삼존불상을 관람하면서도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불상 부근의 보원사지를 비롯해 다양한 모양의 탑들이 거의 관리되지 않은 듯 방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보원사지 앞에는 허물어져 가는 폐가와 무성한 잡초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문화재 보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후손들에게 물려줄 문화유산이 당국의 무관심 속에 훼손되고 있음에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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