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TV-컴퓨터 멀리하고 자연 가까이”

  • 입력 2003년 11월 4일 16시 41분


독일의 유치원은 대부분 하나의 ‘소자연’이다. 지멘스알레 유치원생들이 정원에 갈대를 이용해 성을 만들어 놓았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독일의 유치원은 대부분 하나의 ‘소자연’이다. 지멘스알레 유치원생들이 정원에 갈대를 이용해 성을 만들어 놓았다.동아일보 자료사진
과잉 조기교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비움의 교육’ ‘나눔의 교육’이 그 대안으로 제시됐다.

서남재단 주최로 열린 ‘늦게 피어도 아름다운 꽃’이란 주제의 국제유아교육 심포지엄(10월 30일∼11월 1일·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참석자들은 ‘생태유아교육’ ‘숲 속 유치원’ ‘장난감 없는 유치원’같이 자연친화적인 환경이 아이들의 정상적인 발달을 도와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교육대 곽노의 교수(교육학과)는 “완성된 장난감보다는 솔방울 견과류 나무조각과 같이 자연적인 단순한 장난감이 오히려 유아의 환상과 상상력을 자극해 더 창의적인 놀이로 유도한다”고 주장했다.

◇생태유아교육 프로그램(임재택 부산대 유아교육학과 교수)=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가르치지 않는 유아교육을 지향한다. 이 교육은 아동 중심 교육에서 생태 중심 교육으로, 개인 중심 교육에서 공동체 중심 교육으로, 이성 중심 교육에서 전인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중 식생활과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과 도시 및 농촌의 교류 프로그램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생태유아공동체’가 설립돼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이 운동에는 부산과 울산 지역 93개 유치원 및 어린이집 2만여명의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숲 속 유치원(우테 발커·독일 평등사회복지연합 대표)=자연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특별한 능력과 재주를 발달시킬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옥외놀이나 체험장소를 박탈당하고 점차 TV나 컴퓨터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에게는 신경질과 감정표현능력부족 산만함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숲 속 유치원에서는 생명이 없는 자연대상에 상상력을 동원해 생명을 불어넣음으로써 상상력을 촉진시키고, 다른 친구들과의 역할 놀이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을 배우게 된다. 고요함을 체험함으로써 주의 깊게 듣는 것을 배우고, 세밀한 내적 외적 과정에 대한 감수성을 기를 수 있다. 스웨덴에 뿌리를 둔 숲 속 유치원은 스웨덴 덴마크를 거쳐 독일로 전파됐고 현재 350개가 있다.

◇장난감 없는 유치원(안네트 니콜라스 헤세·독일 페스탈로치 프뢰벨하우스부설 유치원장)=어린이 고유의 창조성과 상상력은 장난감의 홍수로 질식당하고 있고 유치원에서도 아이들이 낙담해 있거나 지루해할 땐 기분전환을 위해 재빨리 놀이가 주어지거나 다른 위안물로 충족된다. 장난감 없는 유치원에서는 이같이 대체충족이 중독성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주시하고 유아기 때부터 이러한 중독성을 예방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장난감이나 TV, 게임 같은 중독물이 제거된 상황에서 아이들은 좌절과 지루함을 견디고, 스스로 생각해 문제를 해결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깨닫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새롭게 규정하는 것을 배운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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