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유로 ‘폭주 레이스’ 안 된다

  • 입력 2003년 10월 8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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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에 인접한 통일동산 주변의 도로가 일부 젊은이들의 불법적인 카 레이스 장소로 사용되고 있으나 경찰의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주말 밤이 되면 수도권 각지에서 차량들이 집결해 도로를 점거하고 스피드경쟁을 벌이고 있으니 우선 인근 주민들이 견디기 어렵다.

카 레이스에서 발생하는 굉음으로 잠을 이룰 수 없는 데다 외출 또한 겁이 날 지경이라고 한다. 주민들은 전부터 경찰에 대책을 세워달라고 하소연하고 있지만 경찰은 ‘해산을 시켜도 그때뿐’이라며 앵무새 같은 답변만 계속하고 있으니 경찰이 이들을 묵인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위험천만한 이 같은 폭주 레이스는 이곳뿐 아니라 전국 여러 곳의 한적한 도로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경찰은 더 이상 손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차제에 오토바이 폭주족까지 포함해 폭주 행위를 대대적으로 단속해야 한다. 멋대로 길을 막고 돈내기 경주까지 벌이는 이들의 행위는 사회기강 확립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성능 좋은 외제 차량과 오토바이를 갖추고 있는 이들을 잡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비슷한 피해가 벌어지고 있는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거나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단속하려는 의지가 문제일 뿐이지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기만 한다면 이들을 단속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카 레이스를 벌이는 사람들은 대개 상류층 자녀이고 전문직 종사자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들이 사회적 모범이 되기는커녕 자신들의 취미 활동을 위해 주민 피해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젊은이들이 마땅히 스트레스를 풀 만한 공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유치하고 분별없는 자기변명일 뿐이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가뜩이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최소한 상호 존중과 배려의 미덕마저 실종된다면 세상은 황폐한 사막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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