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발레보며 하하하!…희극발레 '돈키호테' '고집쟁이 딸'

  • 입력 2003년 10월 6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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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발레단이 유쾌하고 경쾌한 희극 발레 '돈키호테' 리허설을 하고 있다. 김미옥기자
유니버설 발레단이 유쾌하고 경쾌한 희극 발레 '돈키호테' 리허설을 하고 있다. 김미옥기자
코믹하고 경쾌한 춤을 즐길 수 있는 두 편의 발레가 10월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의 ‘고집쟁이 딸’(10∼13일·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과 유니버설발레단(UBC)의 ‘돈키호테’(18∼22일·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왕자와 공주, 귀족이 등장하는 대개의 발레와 달리 두 작품은 평범하고 소박한 서민들의 삶을 다룬 작품. 18세기 프랑스혁명 전후 처음 선보였던 두 작품에는 평범한 서민의 삶에서 보편적인 주제를 이끌어내려는 당시 서구사회의 분위기가 잘 반영돼 있다.

두 작품 모두 중심 뼈대는 돈보다는 사랑을 선택한 아가씨의 이야기.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희극 발레 ‘돈키호테’에서 여관주인 로렌조는 딸 키트리를 멍청한 부자귀족 가마슈와 결혼시키려하나 키트리에게는 연인인 이발사 바질이 있다. ‘고집쟁이 딸’에서도 프랑스 시골마을에 사는 시몬느가 무남독녀 리즈를 부자 양조업자의 아들인 알랭에게 시집보내려 하지만 리즈는 연인인 콜라스 생각뿐이다.

○콧대 높은 아가씨, 키트리

“거기서 바로 키트리를 번쩍 들어 올려야지. 다시!”

3일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 발레 센터’. ‘돈키호테’ 공연을 앞두고 유니버설발레단의 문훈숙 단장과 발레교사 등이 80여명의 출연진과 함께 연습에 한창이다. 수십 개의 발들이 박자에 맞춰 움직이자 연습실 바닥이 쿵쿵 울렸고, 짝짝 손뼉 소리가 열기를 갈랐다.

가볍게 움직이는 발레리나 김세연(키트리)의 발에 눈길이 갔다. 발 등에는 온통 멍이 맺혀 있었다. 연습을 마친 뒤 김세연은 “키트리는 대범하고 직설적이며 장난기 많은 캐릭터”라며 “연기와 기교, 이국적인 스타일이 필요하다”고 했다.

‘돈키호테’는 스페인풍 춤을 보여주기 위한 발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성 군무진이 선보이는 스페인 투우사 춤, 집시 춤, 스페인 민속춤이 화려하게 이어진다. 특히 3막 결혼식 장면에서 키트리와 바질의 그랑 파드되(2인무)에는 빠른 회전과 점프 등 고난도 테크닉이 집약돼 있다. 러시아 무소르크스키 오페라발레단의 여성 솔리스트 옥사나 쿠체룩과 UBC 수석무용수 황재원, 김세연과 엄재용, 황혜민과 김창기가 커플로 출연한다. 루드비히 밍쿠스 음악2만∼8만원. 02-2204-1041

○발랄한 아가씨, 리즈

'고집쟁이 딸'의 한장면. 김미옥기자

국립발레단은 4일 발레단 회원들을 초청해 공개 리허설을 가졌다. 김긍수 예술감독은 “‘고집쟁이 딸’은 클래식 발레 중 무용수의 몸매에 구애받지 않는 유일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발랄하고 깜찍한 캐릭터의 성격 표현에 초점을 둔 작품이라는 뜻. 덕분에 한번도 주연을 해보지 못했던 무용수들이 이번에 처음 주연으로 데뷔한다. 주인공인 딸 리즈 역에는 스타 김주원 외에도 노보연과 홍정민이 서고, 리즈의 애인인 콜라스 역에는 이원철 장운규 외에 이종필이 나온다.

발레리나 홍정민은 “리즈다운 귀여움과 청순함을 표현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상대역과 장난치는 장면이 많아 재밌게 연습하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고집쟁이 딸’에서는 엄마는 덩치 크고 억척스러운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남성 무용수가 여장을 하고 등장한다. 엄마 시몬느 역을 맡은 발레리노 정현옥은 “토슈즈를 신고 춤을 추느라 발가락이 빠질 것 같지만 사실적인 표현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밝고 경쾌한 춤과 신나는 군무가 많으며 살아있는 염소가 무대에 등장해 달구지를 끌고 가는 장면도 나온다. 루이 페르디낭 헤롤드 음악.2만∼7만원. 02-587-6181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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