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노벨평화상 교황-룰라 가장 유력”

  • 입력 2003년 9월 28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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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위원회가 29일부터 오슬로에서 최종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발표는 10월 10일.

올해 최종 추천된 후보는 25개 단체를 포함해 모두 165명에 이르러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두드러진 후보는 없지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선정위원회는 노르웨이 의회가 선출한 임기 6년의 5인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3인이 올해 새로 뽑힌 인물이라 수상자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러 차례 수상자를 정확히 예상했던 스타인 퇴네슨 오슬로 평화연구학회 이사는 “고령의 교황이 갈수록 쇠약해져 선정위원회로서는 올해가 그를 수상자로 만들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올해 기아 추방 캠페인이 세계 곳곳에서 있었으며 룰라 대통령이 기아와 불평등 해소 움직임의 선봉에 섰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선정위원을 지낸 군나르 슈탈세트는 “(교황이 수장인) 로마 가톨릭은 피임을 금하며 콘돔 사용에 반대한다”며 “에이즈 등을 감안하면 생명보다 죽음을 선호하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분쟁과 갈등으로 들끓는 이슬람권에서 수상자가 나오리라는 예측도 강하다. 퇴네슨 이사는 이란 민주화운동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감형된 하셈 아가자리 교수를 꼽고 있다.

‘노벨평화상과 수상자’라는 저서를 낸 전문가 어윈 에이브럼스는 “실명 거명은 힘들지만 중동 분쟁 종식을 위해 뛰고 있는 온건파 이슬람교 지도자 가운데 한명이 수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격 이슬람 정권이었던 탈레반의 뒤를 이어 아프가니스탄 안정화 노력을 쏟고 있는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도 꼽힌다.

외신은 이 밖에 10개 동유럽 국가를 회원으로 과감히 받아들인 유럽연합(EU), ‘피 묻은 다이아몬드’ 거래 근절에 나선 인권단체 글로벌 위트니스(GW)와 아프리카 캐나다(PAC)도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 정부로부터 탄압받고 있는 파룬궁 지도자 리훙즈(李洪志), 반체제 인사 웨이징성(魏京生), 러시아 인권운동가 세르게이 코발레프,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수감된 이스라엘 핵과학자 모르데차이 바누누 등 몇 년째 후보로 오르는 인사들도 있다.

올해 이라크 전쟁을 개전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비롯해 모하메드 엘 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한스 블릭스 전 이라크 무기사찰단장 등은 거의 ‘물 건너 간’ 분위기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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