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창업 변천사…IMF때 목용용품점 1년도 안돼 사라져

  • 입력 2003년 8월 28일 18시 37분


혼자 벌어서는 생활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일까. 주변에서 창업을 고려 중인 주부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사오정(45세 정년)’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남편의 정년이 짧아지고 있는 상황도 여성창업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 한국창업전략연구소(소장 이경희)가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여성창업자에게 인기를 끌었던 업종을 정리한 자료를 내놨다.

자료에 따르면 1980년대 초반까지는 부업 개념보다는 어려운 생계를 꾸리기 위한 생계형 창업이 많았다. 인기업종은 이런 사정에 맞춰 재래시장 주변에서 할 수 있는 내의전문점과 야채가게, 떡집, 소형음식점, 옷 수선점 등이 대부분.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부업 개념의 창업이 늘기 시작했다. 화장품가게와 장신구가게, 미용실, 생활용품점 등이 인기업종이었다.

1990년대 초에는 원두커피전문점과 아동복전문점이, 중반에는 아이스크림가게가 여성 창업 선호도에서 1순위를 차지했다. 패션내의전문점이나 김밥집, 생식전문점도 인기를 끌었다.

외환위기 직전에는 갑자기 많아진 목욕용품점과 탕수육전문점이 경기 침체와 과열경쟁으로 인해 1년이 채 안돼 문을 닫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보석전문점과 생과일 아이스크림전문점, 테이크아웃 커피점 등이 인기를 모았다. 아동도서 방문대여

사업과 보모사업 등 어린이 교육관련 사업도 각광을 받았다.

최근 1∼2년 사이에는 샌드위치 전문점이나 스파게티전문점, 죽 전문점 등의 창업이 활발한 편.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편하게 유행 업종을 선택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달려드는 만큼 과열경쟁으로 인한 위험을 잘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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