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산부인과서 비만 치료? '진료영역 넘나들기' 확산

  • 입력 2003년 8월 24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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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에서도 비만을 치료한다?”

최근 대한산부인과학회 내부 일부 지회에서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명칭을 바꾸자는 주장이 등장했다. 단순히 분만뿐 아니라 여성과 관련된 여러 질환을 함께 진료하자는 것.

이렇게 되면 앞으로 산부인과에서 여성비만, 노화방지, 성형 등의 진료가 가능해진다. 아직 성형외과 등 일부 과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어떻게 결론이 날 지는 미지수다.

이런 경우는 또 있다. 소아과를 ‘소아청소년과’로 바꾸자는 주장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정신과의 경우 ‘정신건강과’ ‘자문정신의학과’로 바꿔 부르자는 얘기도 자주 들려온다.

이른바 ‘진료 영역 넘나들기(cross-over)’가 확산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다른 과의 영역이라고 여겨지던 분야와 공동 진료를 모색하면서 환자 유치와 서비스의 질을 한꺼번에 높이자는 것이다.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한 데 모은 클리닉은 이미 오래된 유행이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성형외과와 치과 협진 시스템을 구축한 클리닉이 늘고 있다. 이런 클리닉에서는 치과 치료와 함께 성형수술도 시행한다. 사각턱 또는 주걱턱 수술, 언청이 수술이 대표적이다. 어떤 의원은 안과까지 합세해 쌍꺼풀 수술을 하기도 한다.

구강내과와 이비인후과가 모여 구강암 수술을 하기도 하며 구강내과와 신경정신과가 함께 코골이 치료를 하기도 한다. 흔하지는 않지만 외과와 피부과가 합쳐져 초기 치질 치료를 하기도 한다.

한 의학자는 이에 대해 “소비자의 선택권이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이점이 될 수도 있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당초 의도했던 것과 정반대로 서비스의 품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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