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홍신자 27∼내달6일 예술의 전당서 춤30년 기념공연

  • 입력 2003년 8월 21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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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월 6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데뷔 30주년 기념공연을 갖는 무용가 홍신자씨. -사진제공 이일공
27∼9월 6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데뷔 30주년 기념공연을 갖는 무용가 홍신자씨. -사진제공 이일공
무용가 홍신자씨(63)가 춤으로 세상 앞에 나선 지 올해로 30년이 된다. 1973년 서울 명동 국립극장에서 올린 첫 작품 ‘제례’를 통해 ‘홍신자’라는 이름은 넓은 스펙트럼으로 퍼져나갔다. 데뷔 30주년 공연을 앞둔 그가 21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데뷔작에서 실험성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열광적 환영부터 혹독한 비판까지 한꺼번에 겪었어요. 그 뒤로 85년 호암아트홀 개관기념 공연, 93년 영구 귀국해 죽산(경기 안성시)에 자리 잡기까지…. 오랜 세월이 지났군요.”

66년 호텔경영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뉴욕으로 건너간 그는 우연히 ‘춤의 세계’와 만나 27세의 늦깎이로 무용을 시작했다. ‘동양 전통미학에 뿌리를 둔 서양 전위무용’으로 해외에서 호평 받던 그는 70년대 말 삶의 의미를 찾겠다며 인도로 명상수행을 떠났다. 80년대 다시 무대로 돌아왔으며 93년 돌연 귀국해 ‘웃는돌 무용단’을 창립했다. 95년부터는 매년 ‘죽산 국제예술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홍신자 춤 30년 기념대공연’(27일∼9월 6일·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는 이런 시간의 흔적들이 녹아 있다. 자유로운 영혼이 온몸으로 추구한 자유와 영원, 삶과 죽음이 오롯이 담겨있는 것. 특히 이번 공연에는 도올 김용옥씨가 신작 ‘시간 밖으로’에 특별출연해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구도의 춤꾼’으로 알려진 홍씨는 이번 공연이 자신에게 일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무용가 홍신자보다 남다른 인생여정을 걸어온 인간 홍신자에게 더 관심이 많았어요. 이번 무대를 통해 관객들이 개인생활 못지않게 드라마틱한, 더 멋진 예술가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무대의 연출가인 강성몽씨는 “홍신자의 실험적인 춤에 찬사를 보내는 마니아들도 꽤 늘었어요. 이제 그가 제대로 평가받을 때가 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라고 말했다.

‘30년 기념대공연’은 매일 다른 무대로 꾸며진다. 홍신자가 외국의 친구 무용가들과 주고받은 영향과 교감을 더불어 나누는 ‘홍신자와 친구들’(27, 28일 오후 7시반)로 시작한다. 중국의 실험무용가 웬 후이, 일본의 아리사카, 벨기에의 아리코 렌즈, 미국의 블론델 커밍스가 출연한다. 88년 뉴욕에서 초연한 ‘세라핌’(30일 7시반·31일 3시 6시)도 새롭게 선보이며, 신작 ‘시간 밖으로’(9월 4, 5일 7시반·6일 4시 7시반)는 죽음 이후의 감정과 의식을 표현한다.

3만∼7만원. 모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티켓 ‘자유’(15만원)와 ‘웃음’(11만원)도 있다. 1544-1555, 1588-7890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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