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들 살해 암매장”…검찰, 실종 9명 소재 수사

  • 입력 2003년 8월 14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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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Y종교단체 일부 신도들이 교주의 지시를 받아 다른 신도들을 살해 암매장한 혐의를 잡고 10년 만에 본격 재수사에 나섰다.

수원지검 강력부(이경재·李慶在 부장검사)는 14일 Y종교단체 신도 김모씨(66)와 정모씨(44)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교주 조모씨(72)를 긴급체포해 살인교사 혐의를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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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13일 검거한 김씨로부터 1990년 8월 실종된 지모씨(당시 35세)를 살해해 경기 안성시 금광면 금광저수지 인근 야산에 매장했다는 진술을 확보, 이날 현장에서 시신 발굴작업을 벌여 지씨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을 수습했다.

검찰은 또 1992년 지씨가 매장된 야산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신도 전모씨(92년 실종 당시 50세)도 살해해 매장했다는 진술에 따라 발굴작업을 벌였으나 유골 발굴에는 실패했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신도 여러 명을 살해해 전국에 나누어 암매장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수년간 이 단체의 신도 실종사건을 수사한 결과 현재까지 9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이들 중 일부가 살해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10여년간 신도 10여명이 실종되거나 살해됐다는 신도와 실종자 가족들의 제보가 끊이지 않아 1994년부터 검찰 등이 수사에 나섰으나 1995년 신도 소문종씨(1986년 실종 당시 25세) 한 명만이 신도들에 의해 살해된 것이 밝혀졌다.

교주 조씨는 1994년 1월 헌금 사기사건으로 구속돼 6년여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2000년 8월 만기 출소했으며 살인교사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

검찰은 긴급체포된 3명 외에 더 많은 관련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 종교단체의 내부알력 때문에 한 신도가 제보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이번에는 그동안 확인되지 않은 사건의 전모와 교주의 살인교사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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