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 교실은 서울대 어린이병원이 병 때문에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곳.
설 선수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이곳을 찾아 어린이들과 얘기를 나누고 소아 백혈병 환자 20여명과 보호자들에게 자신의 사인을 담은 모형축구공 100여개를 나눠줬다.
설 선수는 “지난해 월드컵 때 뜨거운 사랑과 성원을 받았는데 계속 외국에서 활동하다 보니 보답을 못한 것 같다”며 “이곳에 와보니 돌이 막 지난 내 아이 또래가 많은데 어린이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들이 힘든 수술과 투병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활기찬 모습이어서 눈시울이 뜨겁다”면서 “꼬마 환자들도 이렇게 꿋꿋하게 병을 이겨가고 있는데 얼마 전 오른팔 부상으로 이틀을 앓아누운 채 엄살을 부렸던 내 모습이 창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잘하는 것은 축구밖에 없는데 어린이 환자들에게 축구를 가르칠 수 없어 안타깝다”며 “모두 다 힘을 내 완쾌해서 파란 잔디 위에서 뛰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이루라양(15)은 “이탈리아전에서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은 설 선수를 직접 만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설 선수는 “다음에 오면 축구를 가르쳐줄게”라고 말하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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