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인산 문예창작 펠로에 김도연씨

  • 입력 2003년 5월 25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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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가 젊은 작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한 동아 인산(仁山) 문예창작 펠로십의 제4회 펠로에 소설가 김도연씨(37)가 선정됐다.

김씨는 창작지원금 1000만원을 받게 되며 펠로십 신청시 제출한 창작구상문을 바탕으로 중편소설 1편을 월간 ‘신동아’에 싣는다.

올해 인산 문예창작 펠로십에는 모두 16명의 작가가 지원신청서를 냈다. 심사위원을 맡은 소설가 송우혜 박범신씨와 문학평론가인 권영민 서울대 교수가 작품기획서를 검토한 뒤 합평회를 거쳐 김씨가 제출한 ‘검은 하늘을 이고 잠들다’를 펠로 대상작으로 뽑았다.

‘검은 하늘…’은 이미 사라져버린 ‘약속의 땅’, 강원 사북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다. 광업소를 밀어내고 카지노가 들어서고 한쪽에는 탄광촌의 생명이 끝났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석탄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주인공은 알코올 중독자가 돼 사북으로 돌아온 전직 광원 박종포. 작가는 그를 중심으로 모인 이들이 수행하는 ‘사북 해방 작전’의 유쾌하고도 우울한 전투를 그릴 예정이다.

김씨는 “주변에 광원으로 일했던 이들이 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탄광촌을 떠났고 그곳의 이야기들이 쉽게 잊혀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빨리 잊혀지고만 것들이 어떤 이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앞으로 문단의 주류로 갈 수 있는 젊은 작가를 선발하는데 역점을 뒀다”며 “김씨는 지원한 작가들 가운데 최근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역량있는 작가”라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또 “문학적 관점에서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 의미가 있으며, 재미있는 방식으로 개발 위주의 세태에 대해 풍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원대 불문과를 졸업한 김씨는 1991년 강원일보, 199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2000년 ‘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제1회 중앙신인문학상 소설부문에 당선됐다.

동아 인산 문예창작 펠로십은 고 인산 오창흔(仁山 吳昶昕·1908∼1989) 선생이 젊은 문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1977년 동아꿈나무재단에 기탁한 재원으로 마련된 문학 창작지원제도다.

제1회 펠로에는 소설가 조경란 김운하(본명 김창식), 제2회에는 김옥채, 제3회에는 천운영씨가 선정된 바 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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