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철교수의 性보고서]부부사이 '꼬인 性' 대화로 푸세요

  • 입력 2003년 5월 25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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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성적 문제를 제일 먼저 편하게 상의해 볼 수 있는 사람은 배우자일 것이다.

그러나 화이자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40세 이후 한국 남성의 24.1%, 여성의 18.2%만이 배우자에게 자신의 성적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 이상의 남성은 섹스는 화제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으로 교육을 받아 왔기 때문에 부부 사이에도 섹스 문제를 토로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부부가 성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을 꺼려 침묵하면 실망과 분노를 해결하지 못하고 좌절과 비판, 정서적 위축을 동반하게 된다. 별거와 이혼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30대 후반의 공무원인 K씨는 결혼 초부터 부부간에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지만 성격 탓으로만 여겼다.

그는 지방근무를 하게 되자 자녀 교육을 이유로 별거생활을 하게 됐다. 그런데 1년 만인 어느 날 갑자기 부인은 이혼을 요구해 왔다.

알고 보니 아내는 3년 전부터 외도를 일삼아 왔으며, 결혼 초부터 있었던 트러블도 성적 문제 때문이었다.

K씨는 충격과 분노로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답답하며 머릿속에 원인 모를 소리가 나는 데다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자신의 행위가 상대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고 착각하고 무미건조한 성행위를 계속하는 동안 배우자의 불만은 쌓여만 간 것이다.

정상 상태에서는 신체적 표현으로 성적 대화를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성적 문제가 발생하면 ‘신체적 언어’만으론 불충분하다. 성적 문제를 배우자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수치나 굴욕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 그리고 서로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김세철 중앙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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