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요직 아직 '안개속'…문화부장관 백낙청씨 부상

  • 입력 2003년 2월 21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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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출범을 앞두고 새 정부 문화계 주요 포스트에 대한 인선 작업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문화관광부장관 인선은 새 정부 실세들의 세 대결 양상으로 발전해 ‘민청학련’ 인맥은 이철 전 의원을 밀고 있고, 문화연대와 노사모측에서는 이창동 감독을 밀고 있는 가운데 백낙청 교수가 제3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등 막판 대 혼전.

이 전 의원은 정치인답게 예총과 민예총 관계자들을 두루 접촉, 20일 두 단체 관계자들이 노 당선자를 만나 이 전 의원을 장관으로 천거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으나 대선 당시 특별한 기여가 없다는 지적과 지역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약점. 이 감독은 지난해 ‘오아시스’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절정의 연출력을 인정받고 있어 장관직을 한사코 고사했으나 ‘의외의 인물’ 출현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개혁세력’의 강력한 권고로 숙고중이라는 후문. 이와 관련, 새 정부 핵심 실세들이 21일 이 감독 및 문성근씨와 함께 서울 광화문 A식당에서 회동하는 것이 목격돼 관심. 이와관련 이 감독은 “내말 한마디 한마디가 인선에 영향을 주게될것이 두렵다” 며 “21일 회동은 청와대 공간 재배치 자문을 위해 인수위에 갔다가 우연히 합석하게 됐을뿐” 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경우 명지대 유홍준 교수, 이화여대 강우방 김홍남 교수, 국립중앙박물관 이건무 학예연구실장 등이 공모에 신청서를 낸 가운데 24일 국무회의에 현재 개방형 임용직(1급)으로 돼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차관급 정무직’으로 격상하는 직제안이 올라갈 예정. 이 직제안이 통과될 경우 관장직이 공개 모집이 아닌 임명의 대상이 돼 정치바람을 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역시 민청학련 관련 구속자인 유 교수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외부 인사에 대한 박물관 내부의 거부 반응이 변수. ‘용산박물관’ 시대의 도래에 맞춰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행정력과 섭외력을 평가받고 있는 이종철 국립민속박물관장의 ‘발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방송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방송위원장과 KBS 사장 인선 작업은 새 정부 출범 직후에 이뤄진다. 방송위원장은 새로 임명될 9인의 위원이 호선하게 돼 있지만 대통령이 추천하는 3인의 위원 중 한 명이 맡는 게 관례다. KBS 사장은 5월22일 임기 만료되는 박권상 사장이 조기 퇴진할 경우 KBS 이사회가 새 인물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게 된다. MBC 사장은 다음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의 추천을 거쳐 3월 4일 주총에서 선임을 완료할 예정이다.

방송위원장의 경우 한승헌 최영도 변호사와 김중배 MBC 사장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사장이 전격 사퇴함에 따라 혼전이 빚어지고 있다. 이른바 ‘언론개혁운동’에 적극 가담해 온 모대학 B교수도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는 소문.

KBS MBC 사장의 경우 현직 언론인 및 언론인 출신인 세 명의 S씨와 J씨가 비중있게 거론되고 있다. 방송광고공사 사장에는 언론인 출신의 N씨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부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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