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생활]주의력 부족한 아이 블루계통 공부방 '효과'

  • 입력 2003년 1월 28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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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나이를 색깔로 표현해보면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이른바 청춘세대는 푸른색일 것이고 열살 이내의 아이들은 노란색일 것이다. 흔히 병아리를 연상케 하는 노란색이야 말로 생명이고 탄생이며 포근함이며 편안함이다.

신생아실이나 유치원이나 아이들의 공간이 대부분 노란색으로 꾸며지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닌 컬러과학을 잘 활용한 것이다. 흔히 일상적인 환경에서는 이 같은 컬러의 영향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반대로 컬러과학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컬러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최근 심리전문가들이 내놓은 각종 연구는 여러 가지 색채들이 우리들의 맥박, 호흡, 뇌활동, 생체리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러시아에서는 초등학교 교실에 달린 형광등의 푸른 빛을 붉은 빛으로 바꾸었는데, 그 결과 학습능률이 좋아졌다고 한다.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하면 밝은 빛과 색채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밝은 분위기는 아이들을 산만하게 만든다. 내가 아는 한 디자이너는 자신의 아틀리에를 청회색으로 통일시켜 놓았는데 깊은 바다 아래에 있는 듯한 분위기여서 명상에 빠지기에 좋다고 한다.

아이들 방을 공부가 잘 되도록 꾸미는 비결이 있을까?

예를 들어 난색계의 방과 한색계의 방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상당히 다르게 느껴진다고 한다. 이른바 ‘체감시간’이란 개념을 처음 소개한 색채 심리학자 골드슈타인의 말을 들어보자. 그는 빨간 빛을 받고 있을 때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으며, 그와는 반대로 초록색이나 파란 빛을 받을 때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공부를 싫어하고 주의력이 떨어지는 산만한 아이의 경우, 방을 한색 계열인 블루 계통으로 꾸미는 편이 좋다. 밝은 블루는 심신을 편안하고 차분하게 만들기 때문에 책상 앞에 장시간 앉아 있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반대로 내향적이고 소극적인 아이의 방은 난색 계열인 노란색으로 꾸며준다. 노란색은 생동감과 리듬감을 주기 때문에 아이에게 활기를 준다.

떠들썩하고 즐거운 유원지, 컬러풀한 스키웨어 등은 아이들의 마음을 한껏 띄우는 밝은 색의 대표적인 예이다. 밝은 색을 많이 보면 마음까지 밝아지고, 정서가 풍부해지므로 아이의 옷이나 소품 등에 활용하면 좋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걸어본 사람이면 그 아름다움에 황홀해지면서 젊음이 솟구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엄마들도 생활에서 빨강과 오렌지색 등 힘있는 색을 능숙하게 사용해 보자. 그리고 차분한 색과 활기찬 색 등 두가지 컬러를 적절히 사용하면 긴장과 여유를 갖고 신축성 있는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염경숙·컬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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