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故 최종현회장 비서실장 회고록 펴내

  • 입력 2003년 1월 7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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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종현(崔鍾賢) SK그룹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기업인이 최 회장의 회고록을 7일 출간했다.

‘황제경영은 싫다’(오늘 펴냄)라는 제목의 이 회고록은 81∼83년 3년동안 최 회장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한 정원교씨(새벽바다 키토내츄럴 대표)가 최 회장을 보좌하면서 보고 느꼈던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소개하고 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직원들을 ‘유(you)’라고 불렀던 습관, 사돈관계인 노태우씨가 대통령에 당선된 데 대해 한 ‘용감한’ 신입사원이 소감을 묻자 “글쎄… 당분간 세무사찰 안 받는 것 밖에 더 있겠어?”라고 대답했던 일, 입맛에 맞는다며 양주 조니워커 블랙을 유독 즐겨 마셨던 일화 등이 실려 있다.

특히 평소 남을 폄하하는 일이 없던 고인이 80년대 초 당시 대우 김우중 회장의 확장경영에 대해 “그 사람 등 두드리고 간(肝)…”하며 말을 뚝 끊다가 “이익을 못 내면 기업가로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비판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또 “재벌은 네끼 먹느냐?”하며 ‘재벌’이란 말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던 대목도 눈길을 끈다.회고록은 이밖에 고인에 앞서 세상을 떠난 부인 박계희 여사와의 애틋한 사랑, 출장 중 외국의 호텔방에서 손수 라면을 끓여 직원들과 나눠 먹었던 고인의 서민적 풍모 등도 소개하고 있다. 정씨는 2001년에도 ‘브리핑이 맘에 안 들면 손톱을 깎아라’(인능원 펴냄)라는 제목의 최 회장 회고록을 펴냈다.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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