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12월 19일 17시 4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탁자 위에 엎어놓은 컵 위에 조그만 공을 올려놓고 마술사가 “얍” 하는 기합소리로 컵을 누르자 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와” 하는 탄성으로 강의실이 떠들썩하다.
꼬마 마법사 ‘해리 포터’를 꿈꾸는 이들로 마술강좌가 붐비고 있다. 현대백화점 전점과 롯데백화점 일부 점 등 백화점 문화센터들이 지난해부터 앞다퉈 개설한 마술강좌에 ‘튀고’ 싶은 어린이뿐 아니라 직장인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요즘에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오후 늦게 강좌를 듣는 초중고교 교사들도 제법 있다. 때문에 마술강좌는 매번 조기 마감되고 있다.
이런 마술강좌의 장점은 ‘장치’가 필요한 고난도 기술보다는 신문지, 가위, 카드, 로프, 물, 동전 등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한다는 것. 생활 마술이어서 언제 어디서라도 주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멋진 ‘쇼’를 연출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백성혜 과장은 “당초 엄마들이 자신감을 키워주려고 내성적인 아이를 이끌고 왔으나 요즘에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적극적으로 자랑하고 싶어하는 수강생 수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영화 ‘해리 포터’의 성공과 요즘 방송 프로그램들에서 출연자들이 마술을 자주 선보이는 것도 최근 마술 붐에 일조하고 있다.
마술사 토니박씨는 “마술은 보통 재미로 시작하지만 접할수록 창의력과 자신감을 키우기에 좋다”면서 “연말 모임에 써먹으려고 배우는 이들로 꽤 있다”고 귀띔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