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양의 대인관계성공학]차마 해서는 안될 말

  • 입력 2002년 12월 12일 16시 08분


양창순
20대 초반의 회사원 한모씨. 여자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6개월 남짓된 새내기이다. 평소 밝고 명랑한 성격답게 직장생활도 즐겁고 씩씩하게 잘 해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몹시 불쾌하고 황당한 일을 겪었다며 분노가 대단했다.

평소 같은 부서에 말버릇이 거친 남자 선배가 한 사람 있었다. 말버릇뿐만 아니라 행동도 약삭빠르고 비열한 데가 있었다. 당연히 동료들로부터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은근히 따돌림을 당할 때도 많았지만 정작 본인은 그걸 잘 느끼지 못하는 눈치였다. 저 혼자 잘나서 방약무인한 타입이라고 할까. 어느 날 부서 사람 모두가 함께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였다. 그가 갑자기 한씨를 지목하며 말했다.

“너 쌍꺼풀 수술했지? 근데 티가 너무 많이 난다. 너 그거 아냐?”

순간적으로 모든 사람의 행동이 정지했다. 그가 해선 안될 말을 했다는 증거였다. 잠시 후 당황한 팀장이 “무슨 소리야. 티 하나도 안 나. 정말 하나도 안 난다니까” 하고 사태수습을 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미 한씨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받은 뒤였다. 다른 건 몰라도 쌍꺼풀 얘기는 그녀에겐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었던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눈꺼풀이 늘어지는 안검하수증으로 쌍꺼풀 수술을 한 뒤로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혹시 너 쌍꺼풀 수술했니?”하는 거였기 때문이다.

그렇긴 해도 이제까지 아무도 그 선배처럼 사람들 많은 자리에서 직설적으로, 마치 칼로 베듯이(이건 그녀의 표현이다) 행동한 사람은 없었다. 그 선배로 인해 그녀가 받은 상처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더러 그 선배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매너라곤 찾아보기 힘든 타입이다. 대인관계에서 좋은 매너는 가장 기본이 되는 황금률이다. 그 이유는 매너란, 남과 함께 더불어 살며 남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을 대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이익을 얻기 위해 남에게 잘 해주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상대방이 편안하도록 마음 써 주는 것!

인간관계는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근사하고 멋진 것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 자기 개념이다. 둘째는 서로의 처지와 마음을 배려해 주는 상호존중이다. 그리고 그것이 곧 좋은 매너이다.

저 옛날 맹자는 그것을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하고 있다. “남에게 차마 해선 안될 말과 행동을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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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순 신경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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