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국립발레단-UBC, 「호두까기 인형」송년 공연

  • 입력 2002년 12월 2일 08시 32분


성탄절과 연말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게 하는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 성탄절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환상적 동화는 세계 각국에서 연말이면 으레 무대에 오르는 송년 레퍼토리다.

올해도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단장 김긍수)과 유니버설발레단(UBC.단장 문훈숙)이 이 작품으로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이 작품은 1892년 안무가 마리위스 프티파가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키로프)극장에서 처음 공연한 이래 수많은 안무가들이 개정판을 만들어왔다.

대부(代父) 드로셀마이어에게서 성탄절 선물로 받은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꿈 속 '과자나라'로 환상의 여행을 떠나는 소녀 마리의 이야기다. 독일 작가 E.T.A.호프만의 「호두까기와 쥐의 임금님」이 원작으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입으면서 발레의 고전이 됐다.

작년 그대로 국립은 볼쇼이발레 버전을, 유니버설은 마린스키(키로프)발레단 버전을 택했다.

▲국립발레단 = 77년 이 작품을 공연한 이래 올해로 25년째다. 그간 서울에서만 22만7천여명이 이 공연을 봤다. 지난해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에서는 이 극장 역대 최고치인 86%의 유료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도 남자 주인공을 맡는 수석무용수 이원국은 이 배역만 10년째다.

국립발레단 공연은 33년간 볼쇼이극장 감독으로 있었던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안무다. 고난도에 역동적인 테크닉과 화려한 춤으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특징. 마임을 춤으로 대체하고 '과자나라'를 '크리스마스랜드'로 설정한 점도 다른 버전과의 차이점이다. 무대, 의상, 소품 등은 러시아에서 들여왔다.

주역은 간판 무용수와 신예를 뒤섞어 짰다. 이원국 장운규 김주원 등 스타급들과 수석무용수 신무섭 외에는 모두 신인들이다. 김주원-이원국, 김주원-장윤규, 윤혜진-이원국, 박연정-이원철, 홍정민-신무섭, 전효정-정주영이 각각 짝을 이룬다. 이중 내년 입단 예정자로 객원출연하는 박연정은 대학 4학년생이다.

연말에 가족이 함께 보는 공연인 만큼 이벤트가 다양한 것도 이 공연의 특징. 국립발레단은 불우 청소년을 위한 인형 모으기 행사를 한다. 싫증난 인형을 가져오면 불우 어린이나 오지의 어린이들에게 전해준다.

공연 전 4인조 브라스밴드가 캐럴을 연주하고 공연장 로비에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를 배경으로 가족사진도 찍을 수 있다. 호두까기 인형 전시회도 있다.

21-29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시간 오후 3시.7시 30분(21일.27일 낮 공연 없음, 26일은 공연 없음). 1만-5만원. 초등학생, 장애인, 국가유공자, 50인 이상 단체는 할인해 준다. ☎ 580-1300, 587-6181, 1588-7890.

▲UBC = 86년 예술감독 애드리엔 댈러스의 안무로 첫 선을 보인 이래 16년째 무대. 역시 해마다 매진에 가까운 기록을 세우며 지금까지 전국에서 42만여 관객과 만났다.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유.무료 포함 98%의 객석점유율을 올렸다.

UBC의 공연은 바실리 바이노넨의 안무본을 현예술감독 올레그 비노그라도프가 재구성한 것이다. 여주인공 이름이 클라라인 점도 다르고 과자나라로 가면서 클라라가 사탕요정으로 변한다는 설정도 다르다. 또 클라라가 꿈 속에서 성인으로 변해 더 정교하고 스펙터클한 기교를 선보이는 점도 특징. 2막 파티 장면의 민속춤을 강조했다.

마린스키 출신 디자이너들이 의상과 무대를 담당, 러시아 발레의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를 선사한다.

주역엔 무려 여섯 커플이 캐스팅됐다. 스타급으로 구성된 임혜경-황재원, 김세연-엄재용, 황혜민-왕이 커플과 이민정-서라벌, 안지은-김종훈, 그리고 유난희(파트너 미정) 등 신인들이 각기 다른 색깔의 '클라라-왕자'를 보여준다.

자선공연으로 열리는 첫 공연에는 SBS 「한밤의 TV 연예」 사회자인 유정현, 하지원이 카메오로 1막 파티 장면에 특별출연한다.

예년처럼 세종문화회관 앞 가로수에 트리 장식을 하고 로비에 대형 트리가 전시되며 호두까기 인형을 전시.판매한다. 호두까기 인형과 사탕요정의 팬사인회, 사진촬영 등도 마련된다.

한편 UBC는 이 작품과 「백조의 호수」로 그리스 3개 도시에서 순회공연하며 서울 공연 후에는 군포(25-26일), 창원(29-30일) 공연도 할 예정이다.

12월 18-2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시간 오후 3시 30분.7시 30분(첫 공연은 무료 자선공연). 2만-7만원. 초등학생, 장애인, 국가유공자, 20인 이상 단체는 할인해 준다. ☎ 2204-1041~3, 1588-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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