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 현장]‘루나스 칠드런’ 클레이메이션

  • 입력 2002년 10월 8일 16시 06분


철사로 캐릭터의 뼈대를 만든 다음 고무찰흙을 붙이고 있는 어린이들. 서울시립미술관의 미디어제작 체험학습 프로그램 클레이메이션이 다음달 24일까지 열린다.김진경기자
철사로 캐릭터의 뼈대를 만든 다음 고무찰흙을 붙이고 있는 어린이들. 서울시립미술관의 미디어제작 체험학습 프로그램 클레이메이션이 다음달 24일까지 열린다.김진경기자

“먼저 이야기의 주인공을 그려요. 사람 동물 캐릭터 모두 괜찮습니다.”

애니메이션 강사 이희영씨(24)의 주문에 10명의 어린이들은 연필로 자신이 좋아하는 주인공을 그리기 시작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최충훈(초등 3년)과 동생 지훈이(6)는 인터넷 상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막대형 인간 졸라맨을 그렸다. 경기 평촌신도시에서 왔다는 같은 팀의 최민지(초등 3년)는 토끼를, 동생 인훈이(5)는 역시 졸라맨을 그렸다.

서울시립미술관이 ‘미디어시티 서울 2002(www.mediacityseoul.org)’행사의 하나로 지난달 말부터 열고 있는 체험학습 프로그램 루나스 칠드런(Luna’s Children). 비엔날레에는 백남준을 비롯한 국내외 작가 77명의 작품 200여점을 전시하고 있는데 차세대 미디어 아티스트인 어린이들이 디지털을 이용해 직접 미디어 작품을 만들어 보도록 한 것. 이 중 클레이메이션은 10∼12명의 어린이들이 3∼4개팀으로 나뉘어 작업한다.

찰흙 주인공들을 디지털카메라로 찍는 촬영작업. 김진경기자

강사 이씨는 아이들에게 철사를 나눠주며 설명했다. “지금 그린 주인공을 만드는 겁니다.몸에 뼈가 없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철사로 사람처럼 설 수 있도록 뼈대를 만듭니다. 우선 이렇게 철사를 구부려 다리를 만들고….”

각자 철사로 뼈대를 완성한 어린이들은 고무찰흙으로 살을 붙인다.

“형아, 어떻게 해.”

지훈이가 도움을 청하자 충훈이는 능숙하게 찰흙을 붙여준다. 민지는 노랑토끼가 예쁘다며 자기의 노랑찰흙을 다 써버린 뒤 동생의 노랑찰흙까지 빌려간다. 바지런한 민지는 좋아하는 햄버거까지 하나 더 만든다. ‘꼬마’예술가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주인공들이 완성되자 팀별로 작업장 한 쪽에 마련된 촬영장소로 자리를 옮긴다. 고정된 디지털 카메라 앞엔 각각 작은 모형세트장들이 꾸며져 있다. 팀별로 이야기를 꾸민 다음 마음에 드는 세트장을 골라 주인공들을 배치한다. 다시 이씨의 설명이 이어진다.“자기 주인공들을 조금씩 움직입니다. 그리고 카메라로 찍고 또 주인공을 움직이고 카메라로 찍고….”

“지붕 위의 햄버거를 차지하기 위해 토끼와 졸라맨들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거예요.”

충훈이팀은 각자 돌아가면서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인훈이가 키가 작아 발꿈치를 들어도 셔터에 손이 닿지 않자 민지가 거들어준다.

“누나랑 사과 따러 가는 거예요.”

예쁜 집과 아기자기한 정원이 있는 세트장 앞에서 누나 정세윤(초등 2년)과 단둘이 작업하던 재영이(6)의 설명이다.

정승원(초등 5년) 등 초등학생 팀 4명은 상상의 캐릭터들이 졸라맨과 집안 이곳저곳을 뒤지는 내용으로 촬영작업을 하고 있다. 캐릭터들이 화려하고 멋있다.

촬영 다음은 편집순서. 컴퓨터 앞에 앉은 이씨에게 각 팀이 디지털 카메라를 건넨 뒤 컴퓨터화면을 들여다본다.

플래시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에 연결하자 텔레비전에서 보는 애니메이션같이 방금 찍은 주인공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물론이고 집이랑 나무까지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리네. 카메라까지 건드렸구나.”(이씨)

e메일 주소를 남기면 자신이 만든 애니메이션을 받아볼 수 있다. 클레이메이션 외에도 디지털 미디어를 가지고 상상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보는 ‘디지털 콜라주’와 수족관 속 생물체를 만들어 보는 ‘디지털 아콰리움’ 코너도 있다.

▽알아두면 편해요▽

△11월24일까지 운영. 오전 10시반, 오후 1시반과 3시반 3차례 △6∼13세 대상 △참가비 클레이메이션 7000원, 디지털 콜라주 2000원, 디지털 아콰리움 2000원 △입장료 어른 7000원, 초등생 3000원, 유치원생 무료 △예약 www.cosguide.com△문의 02-2124-8938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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