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성 週 1명꼴 가정폭력 희생

  • 입력 2002년 9월 29일 18시 41분


유럽에서는 매주 한 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동거남에 의해 살해당할 정도로 가정폭력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유럽회의(Council of Europe)가 27일 밝혔다.

44개 유럽 국가들로 구성된 유럽회의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물리적 심리적 가정폭력이 전 유럽에 번져 있다며 “유럽의 15∼44세 여성 중 가정폭력으로 죽거나 장애인이 되는 사람이 암과 교통사고, 전쟁으로 그렇게 되는 경우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

“가정폭력은 가해자의 계층과 인종, 교육 정도를 불문하고 전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다. 오히려 소득과 교육 수준이 올라갈수록 가정폭력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네덜란드에서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가해자의 절반가량이 대졸 학력을 갖고 있다.

가정폭력은 신체적 폭력과 성폭력, 강간과 위협 등 모든 형태로 나타난다. 언어폭력과 모욕, 위협 등 심리적 폭력은 더 나쁜 영향을 미쳐 여성이 훗날 삶의 의욕을 잃게 한다.

지난 한해 동안 프랑스에서만 여성 총인구의 4%에 가까운 135만명의 여성이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됐다. 그러나 가정폭력에 엄격한 법 적용이 이루어지는 노르웨이에서는 여성 인구의 0.5%인 1만명만이 가정폭력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에서는 해마다 1만3000명의 여성이 살해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소련 시절 아프가니스탄전쟁 중 사망한 병사의 수와 맞먹는 수준. 이들 여성의 대부분은 남편이나 동거남에게 살해됐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부부간 강간을 범죄로 인식한다. 하지만 많은 나라에서는 아직도 남자가 아내나 애인에게 무제한적 성적 접근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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