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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9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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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와 중국 송나라와의 해상교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송나라 청동거울.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다양한 인적 물적 교류를 통해 고려 조선시대의 주변 세계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모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기획된 전시다.
전시엔 고려와 송 원 거란 등과의 교류를 확인할 수 있는 유물에서부터 조선과 명 청 일본과의 사신 왕래 및 문화 교류의 흔적을 보여주는 유물들 350여점이 선보인다. 전적류 회화류 고지도 묘지석(墓誌石) 도자기 청동거울 동전 등. 상당수는 당시 외국에서 제작돼 한반도로 들어온 것들로, 그동안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유물들이다.
중국 송대 말기에 고려로 들어온 ‘황비창천명 항해도무늬 청동거울(煌丕昌天銘航海圖文銅鏡)’엔 항해하는 배가 시원스럽게 주조돼 있고‘밝게 빛나고 창성한 하늘 혹은 세상’이란의미의 ‘황비창천(煌丕昌天)’이란 글씨가 양각돼 있다.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하는 이 거울은 고려와 중국간 해상교류의 상징물로 꼽힌다.
14세기 원나라 사람이 고려말의 학자 이제현을 그린 초상화(국보 110호)는 현재 전하는 이제현 초상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원나라에 왕래하면서 성리학 도입에 큰 역할을 한 고려 지식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13세기 원나라에서 고려의 큰 절에 보낸 티베트어 법지(法指·공문서), 15세기 조선에 온 명나라 사신과 조선 관리가 주고받은 시를 엮은 ‘봉사조선창화시권(奉使朝鮮倡和詩卷)’ 역시 중국과의 문화 교류 양상을 보여주는 귀한 유물들이다.
이 특별전은 그동안 소홀히 다뤘던 고려 조선시대 한반도 대외교류의 역사를 유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에 대한 시각을 풍요롭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02-398-5000, 5169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